재계 주총 키워드, '책임경영'·'지배구조'·'주주환원'

  • 송고 2018.03.26 06:00
  • 수정 2018.03.25 23:47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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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힘준 삼성전자…"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KT, 주총서 '지배구조 개편' 승인·효성, 지주사 체제 전환 강조

삼성전자 주주총회 ⓒEBN

삼성전자 주주총회 ⓒEBN

슈퍼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재계가 경영의 투명성 제고, 지배구조 선진화, 주주 친화정책 강화에 주목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삼성전자를 필두로 549개 상장사가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선진화, 주주환원 정책 확대 안건을 처리했다.

삼성전자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또 주총과 이사회에서 이상훈(이사회 의장)·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서다.

삼성전기도 주총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권태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기는 삼성 비금융 계열사 중 처음으로 2016년부터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긴다.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삼성 계열사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구조 선진화 구상에 따라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로 속속 바꾸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창립 10주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23일 제 10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조양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로 나선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진에어의 책임 경영에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 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사내이사 참여 이유에 대해 "지주회사 회장으로 책임을 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진에어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1위 LCC가 목표"라며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지만, 지주회사 회장으로서 안전운항을 챙기고 영업이익을 내도록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사회 지배구조 개편 안건을 처리하면서 '투명경영'을 강조한 기업들도 있다. KT는 회장 최종 후보 선정 주체를 기존 CEO(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꾸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주총에서 논란 끝에 통과시켰다. 회장 선임 구조의 불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은 사외이사인 박태호 서울대 교수에게 넘겼다.

김규영 사장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의 의의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게 됨에 따라 존속회사인 ㈜효성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설되는 분할회사들은 각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립경영체제가 구축되면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가 확립돼 경영효율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가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가치 극대화와 주주친화 경영도 주총데이의 이슈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50 대 1' 액면분할 안건의 원안 처리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 250만원대인 삼성전자 주식의 액면가를 100원으로 낮춰 5만원대 '국민주'로 바꾸는 안건이다.

소액주주들도 쉽게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배당 확대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2018~2020년 3년간 모두 29조원을 배당한다. 2017년 총 배당액은 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4조원)보다 46% 늘렸다.

SK그룹은 주주들의 알권리를 강화, 이들이 보다 쉽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SK㈜는 지난 1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최초로 계열사 별 주총을 분산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주요 지주사 중 최초로 도입한 전자투표제도 올해 주총에 첫 적용한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주친화경영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공식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며 "경영효율과 기업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 기업들이 주주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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