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부터 협회장 활동 시작…3월 주총까지 윤수영 부사장 대행
9년 간 IB·PI로 사업다각화 및 적극적인 M&A로 국·내외 성과 남겨
'자산운용업계 살리기' 과제…수익성 낮아진 운용업계 대변 기대해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선출됐다. 키움증권 사장으로서 임기가 두달가량 남은 상태이나, 금투협회장 선임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둥지를 빨리 옮기게 됐다.
지난 2009년부터 약 9년간 키움증권을 이끌면서 화려한 업적을 남기고 떠나게 된 권 사장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은 내달 5일부터 협회장으로서 활동을 개시한다.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이 업무대행을 맡는다. 이현 키움자산운용 대표는 그 때까지 키움증권 사장 내정자로 머물게 된다.
자산운용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68%의 높은 득표율로 협회장이 된 권 사장은 키움증권을 '알짜'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게 한 인물이다.
리테일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부문으로 확대했다. 금융계열사 정비에 우선순위를 두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설립한 것도 큰 업적 중 하나다.
또 키움증권 인도네시아(옛 동서증권 인도네시아), 키움저축은행(옛 삼신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를 설립했다. 취임 이후 한 해에 하나씩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지금의 키움금융그룹의 모습을 일궈냈다.
증권업계의 큰 흐름인 '글로벌화'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태국 증권사와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그 해 3월엔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와 금융업 전반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직원들은 그간 권 사장이 회사를 야무지게 이끌어 온 만큼 협회장으로 떠나보내는 데에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의 한 관계자는 "평소 직원들과 소통을 잘해 훌륭한 평가를 받던 사장님이 협회장으로 가셔서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 "과거 키움증권 사장 출신인 이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님에 이어 유관기관장으로 키움출신이 자리한다는 게 여러모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사장 출신이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레 키움증권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협회장으로서 권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자산운용업계를 살리는 일이다. 선거 전 운용사들의 고충을 듣고 마음을 쏟은 만큼 운용업계의 생태 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인 그가 앞으로 운용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다양한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운용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화두로 주목받는 4차 산업과 IT관련 상품이 시장에 다양하게 출시되도록 힘써줬으면 한다"며 "저보수 상품이 늘면서 운용사들의 수익성이 많이 저하됐는데 운용업계를 대변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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