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갈 길 간다"…신동빈 회장의 '마이웨이'

  • 송고 2017.11.23 10:00
  • 수정 2017.11.22 18:17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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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향후 거취 및 그룹현안 대응 여부 불투명

그럼에도 신속 지분정리 및 해외일정 소화 등 '광폭행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EBN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EBN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전방위 '광폭행보'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계열사 개인지분을 정리하고 평창올림픽 홍보 및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후폭풍 대응을 위해 다소 빡빡한 일정의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

현재 신 회장은 총수일가비리에 연루돼 오는 12월 22일 최종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런 경우 기업 총수들은 선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공식석상을 피하고 납작 엎드리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신 회장의 최근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롯데쇼핑 지분 3.57%(100만2883주)를 매각해 현금 2146억원을 확보했다.

신 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은 2년여 만이다. 롯데 측은 매각사유를 "개인적 용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 강화 내지 재판 장기화 등을 대비하기 위한 안배 등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10월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킨 롯데그룹의 궁극적 목표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강화다.

따라서 이번 롯데쇼핑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롯데지주 지분율을 높일 것이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후 롯데정보통신 등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해 신규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해당작업은 현행법상 오는 2018년 4월까지 마무리져야 한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강화 절차상 필요한 사전작업이라 해도 신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예상보다 빨랐다"라고 말했다.

이미 검찰로부터 10년형을 구형받은 신 회장이 다음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이 확정되기라도 하면 지배구조 강화 작업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개인적 용도 차원이라면 실형 확정 시나리오를 대비해 항소심을 염두에 둔 처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판으로 다양한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도 신 회장은 대외행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6일 공판에 참석한 후 심야 비행기를 이용해 세계스키연맹 회의가 열리는 스위스로 출국했다. 신 회장은 현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보고하면서 1박 4일의 무박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7일에는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지 기업인들과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후폭풍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롯데마트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현지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따라서 이를 대체할 신성장동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신 회장의 행보는 모두 지난달 말 검찰의 구형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등 현안들이 모두 신속을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마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총수일가 재판으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도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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