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블랙페스타', 내수활성화 및 장기적 브랜드 강화
"이번엔 온라인"…규제에도 신사업 찾아 나선 정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유통거물'들이 재판 및 정부규제 등 악재에도 그룹의 장기적인 신성장동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및 내수침체로 인한 출혈경쟁 등으로 오는 2018년 경영환경도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총수일가 비리 연루 혐의로 검찰로부터 10년형을 선고받고 오는 12월 22일 최종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정 부회장의 경우 야심차게 추진 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정부 규제로 월 2회 강제휴무 조치를 받은 처지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7일부터 전 유통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그룹 할인행사인 '블랙페스타'를 실시 중이다.
블랙페스타는 각 계열사별로 개별 실시되던 할인행사를 지난 2015년 전 유통BU 차원으로 통합·확대한 것이다.
정부의 지침도 있었으나 기존 형식적인 소규모 할인행사에 그치기보다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할인행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당시 신 회장은 "유통마진을 줄여서라도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라고 지시했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침체된 내수를 활성화시키는 데 앞장서 결국 롯데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장기적 안목에서였다.
신 회장의 이러한 의지는 올해도 이어졌다.
롯데그룹의 주력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후유증 지속으로 3분기 매출 7조5780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57.6% 급감한 수치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블랙페스타를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한다. 행사 준비 물량만 5300억원에 참여 매장은 1만1000여곳, 상품수는 300만여개에 이른다. 할인률도 최대 80%에 육박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장의 마진보다는 장기적인 내수 활성화는 물론 소비자 및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계열사별 재고 소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실시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경우 연말을 전후해 온라인 신사업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정확한 발표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는 12월 1일 신세계그룹 인사 단행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8월 스타필드고양 개장 행사에서 "11번가 인수 등 온라인 사업강화 방안을 물색하고 있다"라며 "이와 관련해 연말 깜짝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 부회장이 그룹에서 맡고 있는 이마트의 실적은 사드여파 및 내수 침체에도 그리 나쁘지 않다.
3분기 영업이익은 1827억원으로 전년보다 14.9% 줄었다. 중국마트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때문이다. 사드 직격탄을 맞은 롯데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큰 것도 아니다.
다만 정부규제 및 출혈경쟁 심화로 앞으로의 사업전망은 밝지 않다.
정 부회장이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스타필드 확장 사업은 월 2회 휴무일 규제에 막혔다. 스타필드 자체가 체험형 콘셉트인데 고객이 몰리는 휴무일에 쉬게 되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도 골목상권 상인 및 편의점업계의 견제가 심해 정부로부터 규제조치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최근 각 계열사 대표들에 "매출이 최대 30%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모르겠으나 불확실한 경영환경 대비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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