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의 선택과 집중…CJ, 바이오·물류·문화사업 '총력'

송고 2017.11.07 14:30 | 수정 2017.11.07 15:06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헬스케어 매각 추진, 증권업계 "약 1조원 시장가치"

2020년까지 물류·바이오·문화콘텐츠 36조원 투자

지난 9월26일 제주도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CJ그룹 주니어사원 대상 교육행사인 'CJ 온리원캠프'에서 이재현 회장(맨앞)이 구성원들과 함께 행사를 축하하고 있다.

CJ그룹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그룹의 핵심역량에서 시너지가 부족한 제약사업을 매각하고, 핵심분야로 육성 중인 '물류·바이오·문화콘텐츠'의 역량을 더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올초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주장한 '월드베스트 CJ'의 비전이 본격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 유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CJ헬스케어의 시장가치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CJ헬스케어는 2016년 기준 매출액 5208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58.7%로 양호한 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CJ헬스케어는 항생제, 수액제, 기능성드링크와 같은 캐시카우 제품 외에 합성신약과 바이오 등에 R&D 파이프라인을 갖춰 안정성, 수익성을 갖춘 중대형 제약회사"라며 "100% 지분 매각의 가치는 1조원 전후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신유통 등 4대 핵심 사업부문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생명공학부문에 속해 있긴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핵심부문 방향과 약간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그룹은 생명공학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그린바이오 쪽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식물에서 추출한 자연성분을 통해 가축사료, 식재료(MSG), 영양제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반면 CJ헬스케어는 제약 등을 제조하는 레드바이오 분야다. CJ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식품과 그린바이오를 연계 및 확대시켜 나가고, 레드바이오는 과감히 포기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때문에 매각자금은 모두 CJ제일제당 몫이다.

CJ제일제당은 매각자금으로 미래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에 총 3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월드베스트 CJ' 비전을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이 가운데 바이오분야를 맡고 있으며, 물류분야에도 깊은 연관이 있다.

그룹에서 물류사업을 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최대주주는 CJ제일제당과 KX홀딩스로, 각 20.08%씩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공정거래법에 의거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약 4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총부채가 3조8800억원 규모이고, 부채비율도 100%를 넘고 있어 가용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CJ헬스케어 매각자금이 대한통운의 지분 인수에 쓰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헬스케어 매각은 검토 중인 사안이고,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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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의 선택과 집중…CJ, 바이오·물류·문화사업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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