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SUV·중형차 시장 vs 김 빠진 경차시장

  • 송고 2017.06.02 14:58
  • 수정 2017.06.02 15:03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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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말리부·SM6… 기존 현대·기아차 중심 시장 ‘혁신’

경차는 기아차 독주체제 회귀… 스파크 “한때 잘 나갔는데…”

대형 SUV 시장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는 쌍용차 G4 렉스턴(왼쪽)과 기아차 모하비.ⓒ쌍용자동차·기아자동차

대형 SUV 시장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는 쌍용차 G4 렉스턴(왼쪽)과 기아차 모하비.ⓒ쌍용자동차·기아자동차

당초 현대·기아자동차가 독무대나 다름없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차급별로 다양한 구도로 개편되고 있다.

기아차 모하비가 주름잡아온 대형 SUV 시장은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이 5월 기준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양강체제로 구축됐다.

중형세단 시장은 전통의 강호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건재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한국지엠 말리부와 르노삼성자동차 SM6가 바짝 추격하는 형세를 유지 중이다.

다만 기아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가 자웅을 겨뤘던 경차시장의 경우 모닝의 독무대로 회귀하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출시된 쌍용차 대형 SUV G4 렉스턴은 첫달 만에 2703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경쟁모델인 기아차 모하비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만5000여대(월평균 1250대)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데뷔전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출시하면서 연간 2만대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첫달 실적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연간 3만대 판매 달성도 가능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경쟁모델인 모하비가 밀리다고는 할 수 없다. 가격경쟁력에서는 다소 G4 렉스턴 대비 열세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월등한 주행성능을 갖춘 만큼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하비는 지난달 1783대가 판매됐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받았던 지난해 동월보다 오히려 400여대 더 팔았다. 즉, 출시 초기는 G4 렉스턴에 의한 시장 잠식이 아닌 전체 시장 볼륨이 더욱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형세단 시장 3강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위) 및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말리부(왼쪽 아래), 르노삼성 SM6.ⓒ현대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

중형세단 시장 3강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위) 및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말리부(왼쪽 아래), 르노삼성 SM6.ⓒ현대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

중형세단 시장의 경우 ‘1강 2중’ 양상이다. 다만 이는 표면적인 실적에 따른 분석이지 사실상 3강 구도로 봐야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출시된 올 뉴 말리부와 신형 SM6의 돌풍으로 국민 중형차의 지위가 흔들려온 쏘나타는 지난 3월 나온 쏘나타 뉴 라이즈의 선전에 힘입어 일단 선두자리를 굳힌 상태다. 쏘나타는 지난달 7597대가 팔리면서 각각 3510대, 3974대에 그친 말리부와 SM6를 따돌렸다.

다만 택시모델 포함 여부와 마케팅 현황을 살피면 해당실적은 상수로 볼 수 없다. 현대차에서 공개하고 있지는 않으난 쏘나타는 택시모델 판매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쏘나타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1%, 전월보다는 16.8% 줄었다.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말리부 판매량은 한국지엠의 전체적인 실적부진에도 전월 대비 22.8%, 전년 동월 대비로는 5.1% 늘어나는 등 여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총 3974대가 판매된 SM6도 전월 대비 0.6% 소폭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9.7% 급감했으나 당시 신형모델 출시 직전 사전계약으로 대량 출고가 이뤄졌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더욱이 르노삼성은 현대차와 달리 회사 전략 차원에서 택시모델도 출시하지 않았다.

달아오르고 있는 대형 SUV와 중형차 시장과는 달리, 경차시장은 기존강자였던 모닝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스파크가 부진하면서 다소 김이 샌 형국이다.

경차시장을 양분한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왼쪽)와 기아차 올 뉴 모닝.ⓒ한국지엠·기아자동차

경차시장을 양분한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왼쪽)와 기아차 올 뉴 모닝.ⓒ한국지엠·기아자동차

모닝의 경우 지난달 6436대가 팔렸다. 4월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모닝은 올 초 안전성이 대폭 강화된 신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지난달 스파크 판매량은 전년보다 56.9% 급감한 3682대에 그쳤다. 한때 모닝을 제치고 경차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고사하고 이제는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스파크는 지난 3월까지는 판매량이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부터 4월 3701대, 5월 3682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출시된 경쟁모델 올 뉴 모닝 판매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앞서 스파크는 지난해 신차효과에 힘입어 총 7만8035대가 팔리면서 7만5133대 판매를 기록한 모닝을 8년 만에 넘어섰다.

스파크 판매 부진은 고질적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한국지엠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현재 한국지엠은 노사갈등을 포함해 본사 구조조정에 따른 한국 철수설 등 괴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나마 성공을 자신했던 올 뉴 크루즈 등 신차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차 마케팅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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