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의 힘"...녹번동 역세권 아파트 분양가 따져보니

송고 2016.03.04 11:04 | 수정 2016.03.04 14:13
신상호 기자 (ssheyes@ebn.co.kr)

래미안 베라힐즈, 힐스테이트 녹번 분양가 최고 3000만원 차이

힐스테이트 녹번은 역에서 도보로 1분, 래미안은 5~6분 걸려

녹번동 일대에서는 지하철역까지의 소요시간이 아파트 가격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소재 힐스테이트 녹번과 래미안 베라힐즈는 이면도로를 두고 서로 맞닿아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래미안 배라힐즈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548만원. 이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은 50만원 가량 높은 평균 159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평균 분양가로 따져보면 59㎡형은 800만원, 84㎡은 1200만원 가량 차이가 있다.

래미안 베라힐즈는 중도금 무이자와 발코니 확장이 무상이다. 반면 힐스테이트 녹번은 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적용되고 발코니 확장도 타입별로 500만~1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분양가에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힐스테이트 녹번 입주자들은 래미안 베라힐즈 입주자들보다 1000만~3000만원 가량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힐스테이트 녹번과 래미안 베라힐즈는 각각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건설했다. 두 단지 모두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단지 모두 통상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는 편의시설과의 거리와 학군은 동일하다. 래미안 베라힐즈는 1305세대, 힐스테이트 녹번은 952세대로 대단지 아파트에 속한다.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지하철 역까지의 이동 시간이다. 힐스테이트 녹번은 녹번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들어선다. 단지에서 녹번역까지는 도보로 1분 거리이고, 역에서 가장 먼 아파트 동에서도 3분 이내에 갈 수 있다.

반면 힐스테이트 녹번에서 북서쪽으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래미안 베라힐즈는 녹번역까지 걸어서 5~6분 거리다.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 동에서도 3분이 걸린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 녹번역의 하루 평균 승차 인원은 1만5082명이다. 녹번동 전체 주민 수는 3만2242명인데, 주민들의 절반 가량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녹번동 R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두 단지가 분양가가 차이가 나는 것은 지하철역 접근성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면서 "같은 역세권이지만, 힐스테이트 녹번은 초역세권, 래미안 베라힐즈는 역세권으로 세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아파트 사정도 비슷하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녹번역에서 2~3분 거리에 위치한 대림 아파트 32평형(1994년 입주)은 매매가가 3억5000만원이다. 반면 녹번역에서 5~6분 거리에 있는 청솔 아파트 29평형(2005년 입주)은 1억9000만원선이다.

청솔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대림 아파트보다 10년 가량 늦은 새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역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역세권임에도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라며 "여러 요소를 봐야겠지만, 역 접근성도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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