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4 | 24
12.8℃
코스피 2,623.02 6.42(-0.24%)
코스닥 845.44 0.38(-0.04%)
USD$ 1376.0 -4.0
EUR€ 1473.6 3.6
JPY¥ 889.5 -1.8
CNY¥ 189.6 -0.7
BTC 96,210,000 328,000(-0.34%)
ETH 4,660,000 29,000(0.63%)
XRP 800.7 0.5(-0.06%)
BCH 738,800 9,700(-1.3%)
EOS 1,219 16(-1.3%)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르포] '어벤져스2' 촬영지 문래동 철강단지, 불황에 '허덕'

  • 송고 2015.04.30 12:59 | 수정 2015.05.04 08:27
  • 조재범 기자 (jbcho@ebn.co.kr)

中 제품 대량 유입 따른 시황 악화로 적자 지속

거래처의 구매방식 다변화 등 적응 위해 고민 중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철강단지 모습.ⓒEBN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철강단지 모습.ⓒEBN

국내 철강 유통산업의 메카였던 '문래동 철강단지'가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문래동 철강단지는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어벤져스2' 촬영지로서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이 곳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온 유통업체들에게는 머나먼 나라 얘기다.

지난 27일 오후 12시경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철강거리를 방문했다. 점심 시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로 양 옆으로 철강, 금속, 강업 이라고 적힌 가게들에서 활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철강단지는 1960년대 급속한 공업화로 영등포 일대에 공장들이 몰리면서 형성됐다. 이후 명실공히 '철강재 판매 1번지'로 굳어지며 공사용 철근, 철(강)판, 난로의 연통과 같은 가공재 등 온갖 금속 제품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경기 한파에 줄곧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입주 업체들도 8~9년 전에 비해 40% 줄어든 30~40개 업체만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거리에는 철강산업 불황을 반영하듯 쇠 깎는 소리대신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고 철강 제품을 실어나르는 차량은 간혹 보일 뿐이었다.

"계절적 성수기이지만 전방산업 침체로 주문은 뜸한 상황이에요. 철강 제품 1개를 낱개로 나눠 팔아도 아쉬울 때에요."

이날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체념이라도 한 듯 힘없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국내 대기업도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영세한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보였다.

특히 값싼 중국산 제품의 대량 유입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중국산 제품 품질이 높아지면서 찾는 소비자들도 부쩍 늘어 저마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對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재 수입량은 전년비 17.3% 증가한 2천274만t에 달해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누적적자가 쌓이고 있지만 버틸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C형강의 경우 불과 1년 사이 kg당 700원대에서 550원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과거엔 1~2월 포스코 등 대기업들의 재고 소진으로 제품 가격을 인하한 이후 다시 올렸지만 올해는 인상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며 "오히려 수입 대응재 가격을 추가로 인하한다는 판"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철강단지 모습.ⓒEBN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철강단지 모습.ⓒEBN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래동 철강단지에는 돈이 메말라가는 모습이다. 가격 하락에 수요까지 부진하면서 거래량은 더욱 줄어드는 양상이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 가게 뿐만 아니라 주변 업체들의 순수익률은 많아야 6~7%에 불과하다"며 "건설사 등 거래처의 결제 시기도 2~3달 넘은 경우가 허다해 부도를 내는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선 다변화도 유통업체의 시름을 깊게 한다. 인터넷을 통한 간편 구매가 가능하고 김포, 검단, 시화 등으로 철강단지가 새롭게 조성되면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제조사들이 영업력을 강화한 점도 유통업체들의 설자리를 줄어들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홈페이지 제작 및 소비자 요구에 맞춘 제품 판매를 위해 제조업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 되는 양상이다.

업체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직접 유통영업에도 뛰어들면서 전통적인 유통상들은 버티기 힘들다"며 "우리도 소비자 요구에 맞춘 제품을 직접 가공하고 판매하기 위해 공장 부지를 따로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서울시가 지난 2011년 문래동 일대를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언젠가는 떠나야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대부분인 만큼 김포, 시흥 등 가격이 높은 단지로의 이전도 어려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문래동 재개발 관련해서 버티고는 있지만 길어야 10년 정도일 것"이라며 "다른 단지 입주 비용도 높아 이전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623.02 6.42(-0.24)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4.24 05:02

96,210,000

▼ 328,000 (0.34%)

빗썸

04.24 05:02

96,008,000

▼ 467,000 (0.48%)

코빗

04.24 05:02

96,060,000

▼ 443,000 (0.46%)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