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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2013]⑤수주

  • 송고 2013.12.31 20:46 | 수정 2013.12.31 20:47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현대중공업 257억불 등 ‘조선빅3’ 수주 500억불 돌파

한진중공업 수주 ‘기지개’…중견조선소들도 수주 풍작

매년 연말이 되면 “올해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2013년은 특히 더 많은 일들이 발생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어오던 STX그룹이 결국 지나친 확장과 투자로 인해 공중 분해된 반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주요 조선소들은 4년여의 침체기를 딛고 이제는 정말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한 해였습니다. 올해 결산기사는 기존 딱딱한 문체에서 벗어나 지난 2010년부터 출입해온 기자의 관점에서 약간의 히스토리를 엮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내용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겠으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소맥 한 잔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기사를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내용에 따라 어떤 분들께는 다소 불편한 기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편집자 주]

기업들이 분기별로 실적을 공시할 때 전 분기 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2013년 조선업계의 실적은 ‘어닝 쇼크’였지만 수주실적을 둘러보면 ‘수주 서프라이즈’라는 표현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수주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 대형선과 중소형선 시장에서 ‘쌍끌이’ 수주에 나서며 조선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한 현대중공업(사진 왼쪽)과 현대미포조선(사진 오른쪽) 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올해 대형선과 중소형선 시장에서 ‘쌍끌이’ 수주에 나서며 조선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한 현대중공업(사진 왼쪽)과 현대미포조선(사진 오른쪽) 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은 올해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총 257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거뒀습니다.

창사 이후 사상 최대였던 2007년 수주실적이 258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조선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놀랍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수주실적 집계가 이듬해 초 마무리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창사 이후 사상 최대 수주실적은 2013년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011년 12월 말 집계된 수주실적은 198억 달러였으나 2012년 초 201억 달러로 정정됐으며 2012년 수주실적도 135억 달러에서 148억 달러로 고쳐졌습니다.

현대중공업의 2007년과 2013년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수주한 258억 달러(218척) 중 조선 부문이 231억 달러로 27억 달러에 그친 해양·플랜트 부문과 큰 차이를 보인 반면 2013년 수주한 257억 달러(159척) 중 조선 부문은 141억 달러로 116억 달러를 수주한 해양·플랜트 부문보다 25억 달러 더 많은 수준입니다.

‘글로벌 1위 조선소’를 자부하는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달리 해양플랜트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컨테이너선 수주하는 것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으므로 굳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고 건조기간도 긴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설 필요가 없다”라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상선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수주잔량도 점차 바닥을 보이면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뛰어들면서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조선빅3’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의 올해 수주행진도 놀라웠습니다. 지난 2007년 65억 달러(118척)를 수주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현대미포는 올해 59억4천만 달러(171척)를 수주했습니다.

수주금액은 5억6천만 달러 적은데 수주한 선박은 53척이나 많은 이유는 2007년 대비 올해 선박 가격이 상당히 떨어진데 따른 것입니다.

올해 80척을 수주한 5만t급 MR탱커의 가격만 비교하더라도 클락슨 기준 2007년 5천250만 달러에서 2013년 12월 3천480만 달러로 약 34% 떨어졌습니다. 2007년 선박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대미포의 올해 수주실적은 80억 달러도 훌쩍 넘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대형선 시장에서, 현대미포가 중소형선 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니 해당 분야 경쟁업체들은 그만큼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그렇게까지 수주에 나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던 선박 가격이 여름을 기점으로 약간씩 반등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는 적정선의 수주잔량을 유지하는 선에서 수주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비슷한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석유제품선을 대량 발주하며 현대미포의 선표를 ‘매점매석’하다시피 한 스콜피오탱커스(Scorpio Tankers)는 “우리가 주요조선소의 2016년 인도분 선표까지 확보해뒀기 때문에 석유제품선 시장에서 경쟁사들은 우리를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선박 가격이 바닥을 찍은 시점에서 기존 선박 대비 연비가 20% 향상된 선박들을 확보하게 된 스콜피오탱커스는 말 그대로 ‘장사를 잘한’ 선사입니다.

따라서 다른 경쟁사들이 선복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콜피오탱커스보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빠른 납기의 선박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석유제품선이 기술력을 요구하는 선종이다 보니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선박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가 현대미포의 선표를 채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대목입니다. 과연 현대미포가 선가 반등 시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실수를 한 것일까요 아니면 선표를 채워서 선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걸까요?

‘조선빅3’ 중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에 큰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란히 올해 목표를 130억 달러로 정한 양사는 대우조선이 136억 달러, 삼성중공업이 133억 달러를 수주하는 실적을 거두며 연간수주목표를 살짝 넘기는 선에서 올해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수주내용 측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이 수주한 136억 달러 중 해양플랜트는 약 60%인 8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전체 수주액의 67%인 89억 달러가 해양플랜트입니다.

업계에서는 조선소가 기본적으로 상선 건조를 위해 만들어진 설비인만큼 해양플랜트가 많을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상선 수주가 안되니까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일 뿐 기본적으로 조선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상선 비중이 절반 정도는 받쳐줘야 해. 그리고 해양플랜트처럼 개별적인 제품을 건조하는 것보다 같은 상선을 10척씩 시리즈로 수주하는 게 수익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어.”

이를 포함해 ‘조선빅3’의 올해 수주액은 총 52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685억 달러(현대중공업 258억 달러, 대우조선 215억 달러, 삼성중공업 212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007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주실적을 기록한 것이며 ‘조선빅3’의 총 수주액이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도 2007년 이후 처음입니다.

‘조선빅3’가 모두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것과 함께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중견 조선소들도 올해 수주전에서 풍성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4년 만에 선박 수주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4년 만에 선박 수주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특히 한진중공업의 수주소식은 지난 2009년부터 이어져 온 아픔을 겪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올해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를 포함해 21억 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던 한진중공업은 옵션을 포함해 총 28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거뒀습니다.

수빅조선소는 영도조선소에서 건조가 불가능한 8천TEU급 이상의 포스트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등 대형선 위주로 수주소식이 종종 이어져왔으나 영도조선소에서의 수주는 근 4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대우조선이 위탁경영에 나서고 있는 대한조선도 올해 옵션을 포함해 총 14억 달러 규모의 선박 26척을 수주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8만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전문 조선소였던 대한조선은 벌크선 시장 붕괴와 함께 위탁경영 체제에 들어가게 됐으나 올해는 석유제품선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선종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박 수주와 함께 설비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활기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성동조선 역시 올해 옵션 1척을 포함해 총 19억 달러 규모의 선박 45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기존 주력선종이었던 포스트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과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외에도 11만5천t급 석유제품선 13척(옵션 1척 포함), 5만t급 MR탱커 14척, 80m 참치선망선 4척 등을 수주하며 그동안 추진해왔던 선종다변화 정책이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와 함께 글로벌 석유제품선 시장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는 SPP조선은 올해 약 16억 달러 규모의 선박 43척을 수주했는데 해양예인지원선(AHTS) 1척을 제외한 42척이 모두 5만t급 MR탱커입니다.

지난 8월 창사 이후 200번째 선박을 인도하며 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SPP조선은 지난 11월 자체 개발한 3세대 MR탱커가 시운전 스피드 테스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입증하며 기술력도 인정받았습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나란히 위치한 대선조선은 올해 석유제품선을 위주로 4억 달러를 약간 넘는 8척의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수주 규모는 다른 조선소에 비해 적은 편이나 1945년에 설립된 대선조선은 긴 역사에 어울리는 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영도조선소에 이어 한국의 ‘조선2번지’라고 부를 수 있는 대선조선은 IMF 이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어왔고 그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해 온 조선소야. 수출입은행에서도 작지만 저력이 있는 조선소인데 그런 면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못한 조선소라며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이를 포함해 ‘조선빅3’를 비롯한 국내 주요 조선소들은 올해 총 607억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431억 달러) 대비 수주실적이 약 41% 증가했습니다.

조선경기 회복을 바라며 시작된 올 한해는 업계의 기대 이상으로 많은 선박이 발주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와 함께 침체기동안 힘든 시련을 겪으며 버텨왔던 조선소들도 내년에는 더 많은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2014년은 조선업계가 힘들었던 기억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EBN도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언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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