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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 등 ´뱀(?)´ 처리법으로 본 기업문화

  • 입력 2011.08.10 05:20 | 수정 2011.08.11 10:41
  • 최정엽 기자 (jyegae@ebn.co.kr)

"사무실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면 어떻게 처리를 할까?"

최근 삼성, 현대, LG, 한화, 두산 등의 기업문화를 ´뱀´이 사무실에 나타났을 때 처리 방식에 비유해 풍자한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다. 여기서 뱀은 기업 위기 상황이나 신규 사업 등에 비유가 가능하다.

일단 삼성의 경우 ´TF를 구성하고 어떻게 잡을지 고민한다´고 정의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신중한 만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결론을 세우면 그 이후 액션은 한마디로 ´전광석화´다.

실제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5월 신수종사업 투자 계획을 밝힌 후 8개월여 동안 검토를 거쳐 올 2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제약 산업 투자지로 결정했다.

이후 2개월도 채 안되는 시간에 발기인 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으며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투자 계획 수립 후 3년 안에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는 초고속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는 ´일단 잡고 나서 고민을 한다´고 기업문화를 표현했다. 이와 관련, 몇년전 현대차그룹의 평가는 ´처음 이 뱀을 본 사원은 골똘히 생각한다´였다. 이는 즉 ´저 뱀은 형수 편일까? 시동생 편일까?´를 고민한다는 것. 삼촌·조카, 형·동생, 형수·시동생 간의 잇단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구성원들부터 정치적으로 변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일단 잡고 고민한다´는 표현으로 바뀐 것은 현재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말해 준다.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받아들이고 이런 철학을 실천해 나가려는 의지가 높다.

이에 따라 현대맨들은 문제점이 발생하면 윗선 보고 보다 먼저 신속히 처리한다. ´일단 잡고 나서 고민한다´는 것은 문제나 위기사항이 닥치면 이를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 이후 시스템에 따라 보고가 이뤄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처리가 미진할 경우에도 다른 방법으로 일단 문제점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그 후를 고민한다.

정몽구 회장은 현장을 중시한다.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현장에서 느끼고, 현장에서 해결한 뒤 확인까지 한다는 ‘3현(現)주의’를 강조해왔다. 정 회장의 3현주의는 현대기아차 중역들의 행동지침으로 현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바로 그 현장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풍토가 정착돼 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고위 경영층부터 일선 영업직까지 임직원 모두가 그룹의 자부심이 상당하다. 이런 그룹 문화는 현대차그룹 전반에 기업철학으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결속력 또한 아주 높다.

LG의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삼성이 어떻게 하나 지켜본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글로벌 전자기업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매출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2위에 머물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LG가 독해지고 있다. 특히 3D 분야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고 ´독한 한 판´을 벌이고 있다.

구본무 회장 역시 최근 연구개발(R&D) 직원들을 모아 놓고 1등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2등을 추월해 봐야 2등에 불과하기 때문에 R&D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해야만 1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화는 회장님한테 물어본다. 이 한마디에는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내 위치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다소 어린 29세 나이에 회장에 오른 김 회장의 현재의 모습은 그룹의 핵심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 말은 김 회장 특유의 업무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빗대는 말이기도 하다.

이 같은 모습은 극단적인 예가 아들 문제에 직접 나서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김 회장은 지난 1일부로 회장 취임 30주년을 맞았다. 올해 한화 매출액은 4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물려받을 당시 1조원에 비해 41배가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김 회장은 앞날을 보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소매를 걷어부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을 돌며 태양광, 보험업, 호텔 리조트, 방위산업 등 글로벌 해외사업 확장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듯이 회장님한테 물어본다는 말에는 한화에 대한 다소 희화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회장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한화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도 묻어있다. 그룹이 커진 만큼 김 회장 중심의 그룹 문화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두산은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소통으로 유명하다.

11만5천여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박 회장은 매일 아침 출근하며 트위터에 “으라차차차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프로야구 구단인 두산베어스에 대한 강한 애착과 두산의 TV 광고 시리즈인 ‘사람이 미래다’ 제작에 직접 참여했음을 밝힌 박 회장은 지난해 두산의 유동성 위기 루머가 퍼지자 트위터를 통해 “밥캣 증자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두산이 사무실에 갑자기 뱀이 나타났을 경우 ‘트위터에 물어본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이처럼 딱딱하고 권위적으로 느껴졌던 기업 CEO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박 회장의 트위터를 통해 전달되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외국 전문기업을 인수해 뱀을 잡는다. 두산은 글로벌 기업을 천명하며 원천기술을 보유한 밥캣, 스코다파워 등 외국 기업 인수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따라서 두산이 사무실에 뱀이 나타났을 경우 외국 전문기업을 인수해 뱀을 잡는다는 얘기는 원천기술의 한계를 외국기업 인수로 극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두산의 행보를 빗대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경우 ´뱀잡는 방법의 특허가 자기 것 이라며 소송부터 한다´고 표현했다.

최근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승승장구 하면서도, 전세계 모든 전자회사들을 상대로 줄기차게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상황에서 애플은 삼성과 현대, LG, 한화, 두산 등 이들 기업들이 뱀을 처리하면 곧 바로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다.

이 같은 애플의 행태에 비난도 잇따랐다. 파이낸셜타임스, 포천 인터넷판, PC매거진은 애플의 소송에 대해 ´조잡하고 두려움에 찬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특히 애플의 첫 번째 아이폰에 대해 LG전자의 ´프라다폰´과 비슷하다면서, 그렇다면 애플은 LG전자에서 아이폰의 디자인을 훔쳐 온 것인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애플의 지나친 특허 소송에 전세계 전자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종결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역시 소나기가 퍼붓는 길거리를 비 한방울 안맞고 활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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