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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원룸·월세 '품귀'…"매물 없어 고시원 생활"

  • 송고 2023.03.09 09:11 | 수정 2023.03.09 09:13
  • EBN 안혜완 (ahw@ebn.co.kr)

직장인과 대학생 수요 많지만…매물은 없어

수요 자체가 많고 대학 대면수업·전세 기피 등이 원인

서울 중앙대 인근 흑석동 주민 알림판에 원룸·하숙 광고 전단들이 붙어 있다. ⓒ연합

서울 중앙대 인근 흑석동 주민 알림판에 원룸·하숙 광고 전단들이 붙어 있다. ⓒ연합

# "월세를 구하고 있는데 매물이 없어서…몇 달 째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거주하던 20대 A씨는 올해 초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취직의 기쁨이 가시기 전 A씨에게 현실적인 주거 문제가 닥쳤다. 편도 2시간 거리 출근이 어려워 문의한 회사 기숙사는 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받아 인근 부동산을 찾았지만, 원룸 매물이 없어 A씨는 출근 첫 날까지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방을 찾게 됐다.


그 뒤로도 A씨는 원하는 매물이 없어 고시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어쩌다 겨우 매물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아도 직장이 있어 바로 가지 못하는데, 오후가 되면 이미 빠지고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회사 동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대부분 아직 방을 구하지 못해 계속 부동산에 다니고 있다"면서 "오히려 구한 사람이 드물다"고 말했다.


광교중앙역 일대는 경기도청 등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경기 테크노밸리와 아주대학교 등 대학교들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 1인 가구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개강을 맞은 대학생과 직장 근처에 집을 구하는 직장인들이 원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에 근처 대학 병원 신규 간호사 채용 등이 겹쳐지면서 최근 더더욱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광교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 개강 등으로 인해 오피스텔 뿐만이 아니라 지금 원룸 자체가 하나도 없다"면서 "경기대 학생 입학 등으로 인해 주변 원룸이 완전히 동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은 매물 자체가 안 나올듯하다"면서 "2월과 3월 합쳐서 나온 매물이 1개뿐이라 앞으로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역시 "(월세) 매물이 아예 없다"면서 "최근 아주대학교 병원이 간호사를 채용하는 등 수요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세 매물 자체도 적지만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편인 오피스텔 매물은 더욱 희귀해졌다. 1인 가구 수요의 대부분인 사회 초년생과 대학생들은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월세·전세는 현실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오피스텔로 선회하는 세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품귀현상이 일어난 이유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 온라인이었던 대학 수업들이 대면수업으로 전환돼 이전보다 수요가 몰린 점도 큰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광교 지역 인근에는 아주대학교와 경기대학교, 합동 신학대학교 등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최근 일어난 빌라왕 등 전세사기 사건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 대학가 공인중개사는 "빌라왕 사태 이후 확실히 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전세는 그나마 매물이 있으나 최근 불거진 사건으로 인한 전세사기 공포와 경기 침체로 인한 역전세난 우려 등으로 세입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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