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시장 커지는데 일 할 사람이 없다"

정부 차원 인력 양성 나서…과기정통부 관련 예산 162억원 편성

지난 7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회 정보보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대통령실

"사업은 다양해지고, 일거리는 많아지는데 직원을 구하지 못해 난감합니다"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산업 호황기를 맞이하고도, 일할 직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및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추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 대두로 보안 기업들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는 사이버 보안 시장의 비성수기지만, 국내 보안 기업들은 역대 최고 상반기 실적을 잇달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인련난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발점은 지난해 일부 기업들의 IT직군 개발자 연봉 인상을 잇달아 진행하면서부터다. 여기에 제조업과 같은 산업군에서도 IT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늘리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안랩은 국내 사이버 보안업계 맏형이자, 선두 기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액 2072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업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64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개발자 연봉 인상을 주도했던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6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2847억원 매출고를 올린 웹젠의 1인 평균 급여액도 7100만원이다. 2612억원의 네오위즈도 1인 평균 급여 7300만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안랩 급여액은 국내 사이버 보안 분야 상장 기업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국내 보안기업 기업 상당수가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매출 964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으로, 21%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윈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4900만원이었다.

사이버 보안 개발자 부족은 기업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국가 차원의 사이버 보안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으로부터의 사이버 위협도 계속된다.

지난달 22일에도 한미연합 군사훈련 진행과 함께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국내 방위산업체 겨냥의 사이버 공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에서도 사이버 보안 전문가 인력 양성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사이버보안 인재 10만 양성' 추진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2023년 예산 편성을 진행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정보보호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 162억원을 편성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부 기업들의 IT 개발자 연봉인상으로 인력 유출이 많아 졌다"며 "이를 메우기 위한 인력을 충원 중이지만, 경력 개발자들의 경우 다른 IT 분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져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 비교적 경험이 적은 개발자를 채용해도 다시 이직하는 경우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