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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ESG금융의 조건–독일 GLS 은행의 사례를 바탕으로

  • 송고 2022.01.07 06:00 | 수정 2022.09.22 21:39
  • EBN 관리자 관리자 (rhea5sun@ebn.co.kr)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한국사회투자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한국사회투자

바야흐로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해는 모두 일상으로의 복귀를 소망하고 특히 새로 출범하는 정부와 함께 경제적으로 회복과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해 우리 경제가 맞닥뜨릴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은 그동안 진행되던 4차 산업으로의 이관을 가속화 시켰고 AI, IoT, 자율주행, 로봇,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발전될수록 기업과 각국 정부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승자가 모든 것을 취하는 승자독식 산업의 성격상 경쟁에서 밀린 진영의 경제적 불평등이 확대되고 소득 격차도 더욱 증가되고 있다.


2017년 이후 5년동안 매년 보건, 복지, 고용분야 국가예산은 평균 두자리수의 큰 폭 증가를 나타내고 있는데 2022년에는 약216.7조로 전체 국가예산(604.4조)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은 주로 기초생활, 보육, 고용, 보건의료, 장애인복지 등 국민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는 측면의 시혜적 복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고 국가예산의 1/3이 넘는복지분야 예산으로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기업 등 민간이 시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경제적인 기업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정부는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경제 지원 법·제도를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2021년 말 현재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과 같은 소위 사회적경제기업의 수는 약 3만여개로 추산된다.


사회경제적기업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경제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대부분 정부의 공적자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금융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21년 기준 대출(신협, 금고, 지자체 포함), 보증, 투자(성장금융, 모태펀드 등)를 포함하여 약 5100억원의 공적 자금이 공급되고 있고 대기업 등 민간 자금을 합쳐도 6000~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금 규모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지난 글에서 사회적금융은 정부나 지자체에서만 공급하기보다는 시장 내에서도 시장원리에 의해서 공급·융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여수신의 기능이 있는 사회적은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표적 글로벌 사회적은행인 트리오도스(Triodos)은행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금융의 선택 및 배제조건이 명확히 설정되고 운영의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리오도스는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국민적 요구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사회적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 GLS은행)


이번 글에서는 ESG 영역 중 G(거버넌스-지배, 의사결정, 분배 등 구조) 분야에서 뛰어난 글로벌 평판을 얻고 있는 사회적은행이고 2020년 기준 독일에서 17번째로 큰 협동조합은행인 독일 GLS은행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금융업은 200여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신용협동조합이 발달하면서 현대적인 은행의 형태로 발전하였고 이런 역사로 인해 독일의 은행은 민간은행, 공공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 은행이 가장 많은데 2020년 기준으로 약 1000여개 정도로 파악된다.


1974년 독일 은행법 개정으로 협동조합은행은 조합원만 아니라 비조합원에게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은행에 관심이 있고 선한 금융을 통한 적정수익을 원하는 시민에게 개방되어 28세이상은 최소 5구좌(500유로)이상 가입과 5년 마다 탈퇴를 결정할 수 있다. 평균 배당률은 약 1~3%이고 조합원은 1인 1표의 투표권으로 은행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행은 사회적 책임을 목표로 하면서도 재무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예금자나 대출을 받은 고객이 출자금을 납입해서 주주가 될 수 있고, 유니버설(겸업) 은행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거버넌스 체계로 고객 절반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하여 은행 의결권을 행사한다.


GLS은행의 사업분야는 소매금융, 도매금융, 보험 등 모든 금융 분야로 주요 상품은 예적금, 신용카드, 대출, 투자, 펀드, 연금,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다양하다. 주요 영업채널로 본사 외에 8개 주요도시에 지점과 온라인, ATM, 모바일, 콜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GLS은행의 운영 원칙)


GLS는 자금조달 및 투자의 원칙으로 사회·환경적 기준을 평가·공개하고 대출과 투자 심사를 엄격하게 규정하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또한 에코은행과 같은 친환경은행을 인수하여 신재생에너지 및 유기농 분야 기업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GLS는 증권거래법상 정보공개 기준을 뛰어 넘어 사회·환경적 기준에 대한 평가결과를 공시하고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채권, 소액금융펀드 투자 현황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GLS는 다음과 같은 5가지의 운영 소명(가치, 협동, 경영, 영업, 목표) 원칙을 정하고 있다.


-가치: 인간을 신체, 영혼, 정신의 총체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미래세대 삶의 기회를 확대하고 발전을 촉진한다

-협동: 창의적으로 사회를 형성하는 사람들과 같이 한다. 고객, 회원, 사업 파트너로서 아이디어, 신뢰 및 동기를 바탕으로 지속적 관계를 맺는다

-영업: 돈은 금융서비스를 통해서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간주한다. 의도적으로 돈의 사용 용도를 중시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요구한다

-경영: 투명성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통의 선을 목표로 기술적, 개인적, 사회적, 기업가적 요소를 결합하고 혁신한다.

-목표: 기업 활동에서 이익보다 의미를 우선시한다. 목표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자원 절약적인 방식으로 구조화하고 양적, 질적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대출/투자의 기준)


정교한 프로세스를 통해 외부 및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아래와 같은 지속가능성 평가 기준을 기반으로 대출이나 투자의 적격성을 판단하고 의사결정 및 자금 집행이후에도 승인 조건의 충족 여부를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기후변화 대응(Collective commitment to climate action)

-글로벌 사회적 은행 가치(Global alliance for banking on value)

-투명한 보고(Global reporting initiative (GRI))

-UN기후변화협약(Paris Pledge for action)

-탄소회계금융협회(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책임은행원칙(Principle for responsible banking (PRB))

-사회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금융원칙(Principles of Sustainable Banking)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교육문화, 사회적가치, 헬스케어, 지속가능경제와 같은 9가지의 적격사업 목록과 광산, 무기, 공장농업, 동물실험과 같은10가지의 부적격 사업 목록에 따라 대출 및 투자의사결정을 수행한다.


(뛰어난 지배구조)


GLS는 소유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매우 정교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경영이사회와 별도로감독위윈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감독위원회는 경영이사회의 경영을 감시하며 9명 위원 중 6명은 조합원 회원 총회에서 선출, 3명은 근로자 이사로 최소 6개월마다 개최된다.


조합원은 출자금에 상관없이 1인 1의결권을 갖는다. 별도로 투자위원회와 소액금융 투자자문위원회를 운영하여 지역별 투자 지침 수립 및 펀드 배분을 검토하고 기금의 사회 및 환경 투자 원칙 준수 여부를 평가한다.


(재무성과 및 금융상품)


GLS의 자산은 2020년 말 약 80억 유로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약 20% 성장을 기록하였고 회원수도 2020년 말 8만3470명으로 약 30% 정도 증가하였다.


저축상품은 일 단위 인출이 가능한 상품과 3~7년 장기 고정금리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이하게 운영 이자를 5년간 지정 후원처로 기부하는 'GLS Project savings certificate' 등의 상품이 운영되고 있다.


GLS는 특히 주택 관련된 대출 상품이 다양한데,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주택 개량·보수 대출, 생태학적 및 지속가능한 주택개량을 위한 공동주택 집단대출, 청년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주택 구입 및 개량 대출, 신재생에너지 시설 대출 등이 있다


투자 상품은 풍력발전, 에너지 및 기후위기 극복, 글로벌 포용금융, 공정개발 투자, 크라우드펀딩 분야 전문 펀드로 운영되고 있다. 주식투자 펀드는 단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장기 및 글로벌 투자를 지원한다. 파생상품이나 공매도투자는 하지 않는다. 또한 개발도상국 대상 직접투자 보다는 전문 펀드를 통한 개도국 소액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금융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투자이익을 개도국에 이전한다.


(글을 마치며)


사회경제적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최근 몇 년사이 급속히 늘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여전히 반쪽짜리라고 할 수 있다. 재원의 대부분이 공적자금이나 민간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방향에 크게 좌우되고 자금의 성격도 단기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하고 있는 사회적금융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에 따라서 최소한으로 집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금융은 시장원리에 의해서 자금이 융통되는 은행의 구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되어야 한다. 사회적가치를 중시하고 ESG를 추구하는 자금공급자에 의한 수신과 목적과 원칙이 정확하게 작동하는 여신 및 투자,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가 기본이 되는 사회적은행이 절실하다.


사회적은행은 은행법의 적용과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을 받되 현행 시중은행보다는 완화된 기준(은행법 예외규정 신설 또는 특별법 고려)이 적용되어야 한다. GLS의 사례는 사회적은행이 금융당국의 규제와 감독을 받으면서도 얼마든지 포용적인 ESG금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사회적은행이 사회적문제 해결에 있어 국가의 노력을 효과적으로 보완해주는 사회적경제의 튼튼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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