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로 경영진 세대교체, 변화·혁신 꾀한 인사
허인 행장은 연말 임기만료 후 KB지주 부회장 승진
KB국민은행이 차기 은행장으로 이재근(55)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내정했다. 지난 4년간 KB국민은행을 이끈 허인(60) 행장은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젊은 피로 경영진 세대교체를 이룸과 동시에 성과주의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새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추위는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우위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재근 영업그룹대표를 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추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고, 서강대 수학과를 나와 서강대·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경제학과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 행장 후보는 KB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이사부행장), 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전무) 및 지주 재무총괄(CFO)상무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행장 후보는 "은행이 사회에 기여하고 모범이 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KB국민은행이 한국의 은행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직원분들과 협심해서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은행이 빅테크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영환경 속에서 KB국민은행이 안정보다는 세대교체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66년생으로 만 55세인 이 행장 후보자는 1960~64년생이 포진해 있는 주요 은행 CEO(최고경영자) 중 최연소다.
또한 은행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변화에 대응이 가능한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행장은 영업, 재무, 전략 등 은행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경험은 물론이고 MZ세대의 감성을 공감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의 높은 신망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달 중 은행에서 열리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 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이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게 됐다. 양종희 부회장만 있던 KB금융 부회장 대열에 허 행장이 합류한 것이다.
허 행장은 성과주의 측면에서 4연임설도 제기됐으나 세대교체와 경영 승계 후보군 양성 차원에서 지주 부회장직을 맡게 됐다.
KB금융 안팎에서는 내년 1월 임기 만료인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허 행장과 함께 지주 부회장으로 동반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타 계열사 대표 자리에도 젊은피가 대거 수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KB증권 등 계열사 9곳의 대표 임기가 연말까지여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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