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판 키우는 은행 "우수기업 대출금리 깎아준다"

  • 송고 2021.09.15 16:00
  • 수정 2021.09.15 16:57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 url
    복사

자체 ESG 평가 통과, 기업 대출금리 우대…"투자 기준도 ESG"

변동성 시장 대체 투차처 "금융권 ESG 중시 앞으로 계속될 것"

은행권이 ESG 경영 확산을 목적으로 친환경 기업 등에는 대출금리를 우대하는 연계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ESG 경영 확산을 목적으로 친환경 기업 등에는 대출금리를 우대하는 연계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로 실제 경영에서는 물리적, 화학적으로 한발치 떨어져있던 ESG(환경 Environment·사회 Social·지배구조 Governance)가 최근 들어서는 보탬이 되고 있다. 은행권이 ESG 경영 확산을 목적으로 친환경 기업 등에는 대출금리를 우대하는 연계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ESG 경영 지원은 물론, 은행 자체 조직도 ESG 경영을 최우선 경영 전략으로 세우고 있는 만큼 연계 상품 폭도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에서 ESG 경영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업 경영에서 ESG는 비용을 수반한다는 이유에서 효율성의 문제로 결부됐었지만, 기업 운용 자금에 영향을 미치게된 만큼 기업들의 인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먼저 신한은행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시행 중인 '협력사 ESG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된 'ESG 우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특화대출 상품인 '신한 ESG 우수 상생지원대출'의 금리를 연 0.2~0.3%포인트 우대한다. 예산·인력이 부족한 협력 중소기업의 ESG 대응 역량 제고를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ESG 경영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ESG 우수기업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이 선정한 ESG 평가 기준과 내부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면 0.4%포인트의 금리와 대출 한도도 우대하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ESG 경영 우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평가 기준을 충족할 경우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NH농식품그린성장론'을 출시, 농협은행이 개발한 ESG지수에 따라 친환경을 실천하는 우수 농식품기업에 최대 0.6%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기존 우대금리까지 더하면 최대 1.5%포인트를 우대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하고 자체적인 환경·사회리스크 선별 체계를 구축해 적도원칙이 적용되는 여신 취급 시, 이를 감안한 등급 분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관련 대출 상품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ESG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커질 대로 커진 시장에 대체 투자처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사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글로벌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과정에서 책임 투자 펀드가 다른 펀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규모로도 증명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순자산이 최근 한 달 간 298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 누적으로는 5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규모를 경신했다. SRI 펀드 세부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ESG(주식) 유형은 최근 한 달간 2041억원이 유입되며 전체 유입액의 68%를 차지했다.


금융권의 의지도 향후 ESG 연계 상품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초 그룹 창립 2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기업 철학을 ESG경영으로 맞추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날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혁신의 속도는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그 변화의 기준은 바로 ESG와 디지털"이라며 "ESG와 디지털 기반 연결을 통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 신한도 기업의 철학을 ESG 중심으로 전환해 국가적 전환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ESG 비전으로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Good Finance for the Next)'을 세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KB금융은 ESG 경영체계를 확립하고 전사적 추진 동력을 확보해 왔다. 지난해 1월 그룹 전 계열사가 'ESG 이행원칙'을 선언했고 지난해 3월에는 금융사 최초로 이사회 내에 ESG 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ESG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ESG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 현황을 관리·감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서의 ESG 환경 변화에 대한 주목점은 기업의 자금 조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권이 대출 우대를 넘어서 투자 의향에도 ESG 평가 기준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융권 자체에서도 중장기 전략으로 ESG를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