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의 위해 의원들 행사 참석하는 일 많아 "정치적 중립성 철저히 지킬 것"
기안기금 고금리 논란 관련 "시장금리 수준…정부와 협의해 활용성 높이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건배사 논란과 관련해 세번째 공식사과에 나섰다.
이와 함께 올해 산업은행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기안기금의 신청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16일 열린 정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지난달 발생한 건배사 논란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사과 한마디 하시라"는 성일종 의원의 제안에 이 회장은 "이미 공식적으로 두차례 사과를 했는데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의원들과 소통 및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키면서 일을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전기 발간 축하연에 참석한 자리에서 '가자 20년'이라는 건배사를 제안해 정치적 편향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산업은행 회장이 건배사로 '가자 20년'을 외쳤다"며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임직원은 처벌규정 적용과 관련해 공무원으로 본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이동걸 회장에 대한 해임 요구도 제기됐다.
권은희 의원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 회장에 대한 해임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은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해였다고 말하는 등 진정성이 있었고 그렇게까지 말할 것은 아니다"라며 이 회장을 두둔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산업은행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고금리 논란도 불거졌다.
성일종 의원은 "산업은행이 1%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 7%가 넘는 금리로 기안기금을 대출해주면 누가 쓰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지원기업의 신용등급에 맞는 시장금리 수준으로 저금리에 지원하게 되면 불필요한 자금지원 요청이 들어올 수 있고 WTO의 자국기업 지원 이슈에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법 개정을 통해 지난 7월 산업은행 내에 설치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최대 40조원 규모로 항공, 해운, 자동차, 조선, 기계, 석유화학, 정유, 철강, 항공제조 등 9개 업종이 기안기금 대상으로 지정됐다.
기안기금 지원대상 업종은 9개에 달하지만 기금 설치 이후 현재까지 지원이 결정된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이 회장은 "부담스러운 조건 때문에 가급적 시장에서 조달하려는 경향도 있고 신청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도 있다"며 "면밀히 살피고 정부와도 협의하면서 적극적으로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연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나섰던 이 회장은 LCC업계의 기안기금 지원 가능성에 대해 지원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2개사에 불과하고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이스타항공에 대한 직접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안기금은 지난해말 기준 감사보고서 상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이고 올해 5월 1일 기준 근로자수 300인 이상인 기업으로 코로나 영향에 따른 매출감소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금의 자금지원으로 일시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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