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저축은행 '연말 특판' 부활 기지개

송고 2020.10.13 14:22 | 수정 2020.10.13 14:41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 100% 수준 적용…선제 대응

공모주 청약 등 예금 빠져나가 '특판' 마케팅 준비

ⓒ저축은행중앙회

지난해 사라졌던 저축은행의 연말 특판 관행이 다시 부활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저축은행 업권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 100% 수준을 적용받으면서 관리가 시급한 저축은행이 늘어난 까닭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예대율이 100%를 넘었거나 100%에 근접한 저축은행들은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 고민 중이다.

건전성 관리 규제인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 잔액의 비율로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저축은행은 2021년까지 100% 이하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수준은 110%다. 이미 안정적인 비율을 나타내는 곳도 있지만 고금리 대출(20% 이상)에 대해서는 산정 시 130%의 가중치를 부여토록 해 부담이 큰 곳도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예대율 규제를 받는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SBI저축은행(93.58%), 웰컴저축은행(96.38%) 등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고 금융지주계열인 신한, NH,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65.26%, 84.86%, 85.25% 등으로 안정권이다.

그러나 스타저축은행(118.14%)을 비롯해 국제저축은행(106.12%), 푸른저축은행(105.87%), OK저축은행(104.7%), 흥국저축은행(103.49%), 예가람저축은행(102.31%), 대신저축은행(102.23%), 유진저축은행(101.62%) 등은 100%를 넘겼다.

한국투자저축은행(99.78%), KB저축은행(99.19%)로 규제수준 턱밑까지 올라와 있고 페퍼저축은행(98.43%)과 애큐온저축은행(98.62%)등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청약으로 저축은행 예금을 깨는 사람들이 늘면서 상반기 기준보다 저축은행 예대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에서 31조원, 9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서 58조5000억원 증거금이 몰린 데 이어 빅히트에도 58조4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자취를 감췄던 연말 특판 상품이 활발해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연말에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기존 12개월 정기예금상품보다 금리가 1~2%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의 특판 상품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업계가 모바일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금리를 높인 상품을 연중 내내 판매하면서 지난해 연말 특판 상품이 사라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엔 각 은행들이 신 예대율 규제에 맞춰 선제적으로 준비를 해왔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며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저축은행 예금액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등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 전까지 예금 잔액을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특판이 줄 잇는 과거 관행이 올해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특판 마케팅 준비를 고민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시중에 풀린 자금이 많은데 이를 단기간에 끌어들이기 위해선 고금리 특판만 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OK저축은행은 이달 말까지 연 1.8% 금리가 적용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를 특별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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