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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신의 역사]③ 출혈경쟁이 부른 2003년 신용카드 사태

  • 입력 2020.09.26 22:44 | 수정 2020.09.27 21:36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공급 이후 한국정부 규제완화로 경기부양 나서

당시 카드사, 출혈경쟁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低신용자에게도 카드 발급

신용불량자 400만명에 도달…3%이던 카드사 자기자본비율, -5.4%대 추락

삼성그룹, 삼성카드에 5조원 투입…LG카드, 채권단에 넘겨져 '신한카드'化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은 신용카드사가 경영과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사건이다. 신용카드사는 회원의 신용을 전제로 한 신용판매와 신용대출이 주된 사업이다. 이 시기 출혈 경쟁에 나선 신용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까지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EBN2003년 신용카드 대란은 신용카드사가 경영과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사건이다. 신용카드사는 회원의 신용을 전제로 한 신용판매와 신용대출이 주된 사업이다. 이 시기 출혈 경쟁에 나선 신용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까지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EBN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은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한국에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요구했다. 김대중 정부는 이를 수용했고 금융 감독기관을 금감위-금감원 체제로 통합했으며, 규제개혁위원회가 수립됐다.


급격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소비 심리가 냉각되는 듯 침체된 경기가 개혁을 가로 막자 정부는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직면하게 됐고 이를 위해 신용카드 활성화가 동반됐다.


얼마 후 한국 사회는 신용카드 사태(2003년)를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제금융 당시 193만명이었던 신용불량자는 신용카드 사태 직후인 2004년 382만4000명으로 불어났다. 2004년은 한국 경제는 구제금융에서 '조기 졸업'했다고 자축하고 있을 때다. 382만명의 신불자 80%가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신용 불량자가 됐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은 신용카드사가 경영과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사건이다. 신용카드사는 회원의 신용을 전제로 한 신용판매와 신용대출이 주된 사업이다. 이 시기 출혈 경쟁에 나선 신용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까지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당시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수는 4.6장에 육박했다.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은 무절제한 과소비로 이어졌고, 이것이 가계부채 문제를 확대하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이 시기 신용카드 연체율은 28%에 달했다.


정부가 뒤늦게 길거리 모집 금지, 대학생에 신용카드 발급 금지에 나섰지만 카드사 경영 부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용불량자 수는 400만명에 도달했고 13% 수준이던 카드사들의 자기자본비율은 -5.4%대로 붕괴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부도 위기에 처했다. 따라온 것은 구조조정이었다. 국민카드는 2003년 모기업인 국민은행의 사업부로 흡수됐고 2004년 외환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모은행에 흡수 합병됐다.


삼성그룹은 삼성카드에 5조원을 투입했고 LG그룹은 LG카드를 채권단에 넘겼다. LG카드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로 넘어가 신한카드와 합병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업은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면 유동성 경색과 연체율 급등, 현금서비스 증가 등의 시그널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경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재구성:한국경제포럼ⓒ재구성:한국경제포럼

법률적 쟁점과 평가


카드대란의 직접적 원인에는 구제금융 이후 경기 부양책 중 하나였던 규제완화가 있었다. 정부가 1999년 5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월 70만 원의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를 없애고, 금융감독원 등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의 가두발급규제 등을 시행하지 않았다. 카드사는 채무상환능력이 없는 신용도 낮은 개인들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주었고 여러 장의 카드 돌려 막기를 통해 채무가 더욱 늘어나서다.


신용카드거래와 관련된 법률관계는 3자간 계약으로 1. 신용카드회원과 신용카드사간, 2.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 법률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신용카드회원과 신용카드사간의 법률관계는 신용카드이용자(회원)이 신용카드사와 신용카드이용계약(회원계약)을 체결하고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통해 신용카드 가맹점에 신용카드를 제시하고 매출전표에 서명을 하고 가맹점으로부터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발행인에게 신용카드계약에서 정한 결제일까지 대금을 지급한다.


둘째, 가맹점과 신용카드사간 법률관계는 가맹점이 이용자로부터 제시 받은 카드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매출전표를 카드사에게 제시하면 카드사가 신용카드가맹점계약상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을 지급받고, 신용카드발행인 카드사는 가맹점이 상당한 주의의무를 다해 신용카드 이상여부 확인후 거래승인을 받은 매출전표에 대해서는 대금결제의무를 진다.


신용카드업을 규율하는 법률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으로, 카드대란 이후 금융감독기관은 여신전문금융업법 및 관련 감독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사의 카드발급 및 약관에 대한 행위 준칙을 도입했다.


우선 1) 신용카드사의 현금대출채권 비중이 신용판매채권 비중을 초과할 수 없도록 개정됐다(동법 시행령 제6조의5 제2항). 또한 2002년 여전법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 발급기준 및 모집시 금지행위 등이 신설되었다.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막기 위해 18세 이상,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동의 등 발급기준 및 갱신 및 대체 발급 제한, 연회비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등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된 금지행위가 도입됐다.


이어 2) 신용카드업자의 결제능력 심사기준에 포함하여야 할 내용으로 소득, 재산, 부채 등 결제능력에 대한 객관적 확인 방식, 결제능력을 심사하는데 필요한 기준을 정했다. 또 신용카드 회원 등이 자신의 결제능력 변동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경우 적극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3) 카드 이용한도 책정시 준수사항과 약관상 신용카드의 갱신/대체 발급, 이용한도 책정 및 조정시 준수사항, 4) 분실․도난․위변조 카드에 대한 책임분담, 5) 가맹점 준수사항(카드서명과 매출전표 서명 일치여부 확인, 전자상거래의 경우 전자인증, 비밀번호 등을 통해 본인확인), 6) 신용정보의 제공 및 이용시 통보절차, 7) 카드발급신청서와 신용정보제공동의서 분리, 8) 신용정보제공 부동의로 인한 카드발급거부금지, 9) 불법․부당한 채권추심 행위 금지에 관한 사항 등이 규정됐다.


특히 신용카드 채권추심과 관련 폭행, 협박하는 행위, 채무자 및 관계인에게 정당한 사유없이 채무관계 사실을 알리거나 대납을 요구하는 행위, 채무자가 신용카드업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고소하겠다고 위협하는 행위, 심야(오후 9시부터 오전 8시까지)에 방문 또는 전화하는 행위 등이 금지되었다.


끝으로 10) 이용금액에 대한 회원의 이의제기시 조사절차 등 준수사항(신용카드업자의 조사의무부과 및 조사결과 서면통지, 7일 이내 금감원에 재조사 요청 가능, 조사완료시까지 카드대금 청구 및 신용불량자 등록 금지 등), 11)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기 위한 회원 분류시 신용도와 수익기여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개정이 이뤄졌다.


  • 이지은 법률사무소 <리버티> 대표 변호사 / 김남희 EBN 기자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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