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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타냐고? 첫날 완판!"…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 눈길

  • 입력 2020.09.25 14:59 | 수정 2020.09.25 14:59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아시아나 A380관광상품, 출시 당일 완판…수익성+조종사 면허 유지에 도움

에어부산 이어 제주항공도 교육실습용 출시…"국내 내륙노선보다 수익성 커"

일반인 대상 국제선 항로 상품 출시 검토 중…국토부 허가가 관건

에어부산의 에어부산의 '도착지없는 비행' 프로그램의 실습 비행체험에서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참가학생이 기내방송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에어부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도착지 없이 상공을 비행하다가착륙하는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고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는 항공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상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출시한 상품이 한나절 만에 완판되는 등 인기도 증명했다. 국제선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한 항공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여행 가고 싶다"…아시아나 A380 관광상품 한나절 만에 매진


25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다음달 24~25일 운영되는 'A380 특별 관광상품'이 출시 당일인 전날 오후 3시30분께 완판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직접 판매하는 물량 312석이 한나절 만에 동난 것이다. 나머지 물량 308석은 이날부터 하나투어에서 판매한다.


이 상품은 인천공항을 이륙해 강릉~포항~김해~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이다. 오전 11시 이륙해 오후 1시20분까지 2시간 20분 동안 기내에서 우리나라 상공을 여행하는 것이다.


국내선에 한 번도 투입되지 않았던 초대형 항공기이자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에어버스 A380이 투입된다. 비행하는 2시간여 동안 기내식을 먹을 수 있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다. 탑승객 전원에게 어메니티 키트, 국내선 50% 할인쿠폰과 기내면세품 할인쿠폰도 제공된다. 마일리지도 비즈니스 스위트석 828마일, 비즈니스석 690마일, 이코노미석 552마일로 적립된다.


가격은 비즈니스스위트석 30만5000원, 비즈니스석 25만5000원, 이코노미석 20만5000원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완판된 것은 그만큼 항공여행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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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석부터 완판됐는데 고객들이 상품 구성을 괜찮다고 여긴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또 고급기종인 A380을 탈 수 있어 흥행에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상품으로 코로나19로 운항하지 못하던 A380을 띄우게 되면서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는 세워놓으면 리스료, 정비비 등 고정비가 계속 나가기 때문에 세워놓는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A380 조종사 면허 유지 측면에서도 이롭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은 조종사들이 90일 안에 해당 기종의 이·착륙을 각각 3회 이상 경험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A380이 갈 수 있는 장거리 노선 수요가 전멸하면서 이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 상품으로 일정 부분 기준을 맟출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추가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국내 항로뿐만 아니라 국제선 항로 상품도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에어부산 이어 제주항공도 교육실습용 상품 출시…"새로운 수익원"


국내에서 도착지 없는 비행은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에어부산이 지난 10일 국내 항공사최초로 도착지 없는 비행을 첫 운항했다. 다만 이 비행편은 아시아나항공처럼 일반인 대상이 아니라 항공계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실습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20석 규모의 에어버스 A321LR이 투입돼 김해공항을 출발해 포항, 서울을 거쳐 광주와 제주 상공까지 운항한 후 김해공항으로 되돌아오는 여정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위덕대 항공관광학과 학생 79명은 비행시간 2시간 동안 실습생들은 기내 이·착륙 준비, 기내 방송, 각종 승객 서비스 체험 등 실제 캐빈승무원의 직무를 체험했다.


초기 반응은 뜨겁다. 10일 첫 운항 이후 17일(부산여대 59명), 18일(부산여대 64명), 23일 배재대(70명), 25일(대원대 23명)까지 5차례나 운항했다. 오는 29일에는 신라대 학생 80명이 6차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다음달에도 복수의 대학교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에어부산은 이 프로그램이 코로나19 시국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1인당 약 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막히면서 국내선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프로그램이 수익성이 더 낫다는 설명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국내선 경쟁 심화로 김포~부산 노선의 경우 평균 객단가가 2만~3만원에 그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선 내륙노선은 다 적자"라며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실습비 수준이 정해져 있어 손익분기점 이상이라 수익성은 국내선 내륙노선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제주항공도 이날 교육실습을 위한 도착지 없는 비행을 첫 운항했다. 부산여대 학생 약 100명이 실습에 참가했다. 제주항공은 향후에도 실습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향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제선 항로를 비행하는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도 수익성 등을 감안해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다만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항공사업법 시행규칙은 부정기편으로 관광상품을 운항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문제로 현재는 허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도착지 없는 비행은 해외 항공사들도 하고 있고 코로나19 시국에서 항공사가 할 수 있는 자구안의 하나"라며 "또 이미 나와있는 상품 판매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도 원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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