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줄이자, 보험사 대출 고객 잡기 분주

  • 송고 2020.09.22 10:34
  • 수정 2020.09.22 10:39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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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ATM 등 편의성 높인 대출 서비스…경품 이벤트도

은행 금리 낮아지자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 ↓

금융당국 은행권 '압박'…대출 필요 고객 보험사로 귀환 주목

ⓒ현대해상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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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구입자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계자금 등 대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보험사들도 대출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특히 금융당국의 권고로 시중은행이 신용대출을 자제하면서 보험사들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권으로 대거 이탈했던 대출고객이 보험사로 다시 돌아올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계약(약관) 대출 고객을 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마케팅이 한창이다. 약관대출은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자신이 이미 낸 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심사가 비교적 간단하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편의성과 접근성을 한층 높인 대출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대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디지털 기반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카카오톡을 통한 보험계약 대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창구 방문이나 팩스 발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도 카카오톡 채팅만으로 가능하며 간단한 인증을 거치고 구비서류 등록 등을 하면 대출 업무를 24시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달 말까지 카카오톡 보험계약대출 이벤트를 진행해 보험계약 대출 가능금액을 조회하면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하고, 대출 신청 시 100명을 선정해 모바일 1만원 상품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달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보험계약대출 스마트출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편의점이나 지하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보험계약대출로 실물 카드 없이도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교보생명 모바일창구 앱이나 ARS 전화를 통해 스마트출금을 신청하고 일회용 비밀번호(OPT)를 발급받으면 된다.


한화손해보험은 내달 23일까지 모바일 앱이나 한화손보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계약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한다. 200명에게는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100명에게는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같이 보험사들이 보험약관 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의 신용대출 문이 좁아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경기 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대표적 불황형 대출인 보험사 약관대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생명보험협회가 집계한 지난 6월말 기준 생보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45조6402억원으로 올해 초 47조269억원보다 1조3877억원(2.94%) 줄어들었다. 생보사 약관대출은 지난 4월 47조2192억원까지 증가했다가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손보사의 약관대출 추이도 비슷하다. 손보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초 15조9588억원이던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4월 16조0318억원까지 늘었다가 5월 15조9480억원, 6월엔 15조928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과 5월 두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시중은행 평균금리는 1%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보험사들의 약관대출 금리는 평균 4%초반 대(금리연동형)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이 은행권 신용대출 등을 우선적으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이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약관 대출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한 달 사이에 8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2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신용대출 관리방안 시한을 앞두고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가파르게 급증하던 신용대출 잔액이 최근 하루 새 2400억원 넘게 줄어들어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계약 대출은 안전한 수익원 중 하나로 중요하다"면서 "최근 당국의 부동산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신용대출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어 보험권의 약관대출 잔액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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