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 현장서 '토스보험파트너' 급부상

  • 송고 2020.09.21 14:44
  • 수정 2020.09.21 16:25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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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성과 창출 목마른 설계사에게 고품질 영업DB 제공, 순식간 '입소문'

GA자회사 '토스인슈어런스'와 이해상충 우려도…"영역 달라 문제 없다"

'토스보험파트너' 안내 이미지ⓒ토스

'토스보험파트너' 안내 이미지ⓒ토스

고객 규모 1700만명에 달하는 대형 금융플랫폼 '토스'가 보험설계사들에게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쌓은 'DB(데이터베이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서다.


21일 토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8월 정식 출시한 보험설계사 영업지원 전용 앱 '토스보험파트너'에 가입한 설계사 수는 현재 6500여명 가량에 달한다. 규모로만 따졌을 땐 설계사 3000명 이상의 '대형 GA'와 1만명 이상의 '초대형 GA'의 중간선으로, 한 달여만에 상당수를 유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생명·손해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보험GA 소속 설계사 모두가 가입할 수 있는 개방성 역시 작용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확장세를 보인데는 코로나19로 영업성과 창출에 목 마른 보험설계사들의 '우물'과 같이 필요한 니즈를 채워줬기 때문.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변되는 현 상황은 보험설계사들의 대면영업을 급속히 축소시켰다. 자구책으로 설계사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비대면영업에 나섰으나 고객 도달률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때에 맞춰 토스가 등장했다. 토스보험파트너는 가입을 원하는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2명의 고객정보와 동료설계사 2명을 연결하면 '블루회원'이라는 등급을 부여하고, 이들에게 토스가 제공하는 DB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토스의 DB는 고객이 보유한 보험이 몇 건인지, 월 보험료로는 얼마를 내는지를 알려줘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토스 DB에 대한 보험설계사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들이 토스를 믿고 직접 요청했기 때문에 성향이 안 좋은 고객은 없었다", "앱을 깔고 일주일 됐는데 어제부터 DB가 하루에 서너개씩 수시로 들어오고 두 분은 진지하게 가족 컨설팅을 하고 있다", "무료 DB임에도 6~7만원짜리 DB만큼의 효과를 보는 거 같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와 관련, 토스 관계자는 "토스 DB가 호평을 받는 것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보험 가입 니즈가 큰 고객들이 상담 신청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간 보험설계사들은 전문업체들을 통해 DB를 구매해왔다. 출처에 따라 단가와 질도 천차만별이었다. 특히나 단순변심 사유로는 DB 반품이 불가능하다는 판매업체들도 있어 갈등이 왕왕 있었던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라는 대형 플랫폼사가 무료로 고품질 DB를 주겠다고 하니 보험설계사들에게 금새 입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블루회원 정책이 보험설계사들을 유입하는 '미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루회원 정책은 바뀔 수 있도록 돼있다. 그간 플랫폼사의 정책은 초반엔 좋지만 일정 규모 회원을 유치한 뒤에는 그 혜택이 축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토스가 GA 성격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런 시선이 가중되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와 토스보험파트너에 등록한 설계사들은 엄연히 소속이 다르다. 향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간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인슈어런스는 비대면 상담과 설계만 하며, 토스보험파트너 설계사는 대면상담을 하기 때문에 서로 영역이 달라 이해상충 문제는 없다"고 반론했다. 또한 "블루회원이 되기 위해 설계사가 등록한 고객DB는 토스인슈어런스와 공유되지 않는다"며 "설계사와 고객간 관리를 위해서만 이용된다"고 분리된 서비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보험업계는 토스의 공격적인 정책이 궁극적으로는 데이터사업에서의 결실을 내다본 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토스는 간편금융을 비롯해 뱅킹,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이종분야와의 데이터 결합으로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이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 확장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퍼즐 조각을 모으는 것처럼 정보를 모으다 보면 그 안에서 새로운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업은 독보적이고 얼마나 유니크하냐가 중요하다"며 "결국에는 토스가 투자를 많이 받는 것도 쌓는 정보들에 대한 미래가치가 주된 요소 아니겠느냐"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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