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사업부 분할 '승부수'…에너지솔루션社 도약

  • 송고 2020.09.17 12:14
  • 수정 2020.09.18 07:56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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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LG에너지솔루션 12월 출범…모회사인 LG화학이 지분 100% 소유

신설법인 올해 예상 매출 13조원…2024년 매출 30조원 달성 목표 제시

LG화학 연구진들이 배터리를 확인하고 있다.

LG화학 연구진들이 배터리를 확인하고 있다.

LG화학이 17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결정했다. 오는 10월 30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자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한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경영 효율성도 증대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적분할에 대해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을 2024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이번 물적분할로 신설법인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지사업 부문을 분사하는 건 LG화학의 숙명이었다. 2011년부터 전지사업을 따로 빼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적자 지속인 상황에서 단행하기에 쉽지 않았다.


그러다 3~4년 전부터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자 전지사업 부문 분사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업계는 지난해 신학철 부회장이 부임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고 언급한다.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전지사업에 총 1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 최근 신 부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지사업 분사와 기업공개(IPO)는 항상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까지 분사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한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달성하며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 증대하면서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55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율 1위사인 LG화학은 유럽에서 생산량 기준 70%의 점유율을 보인다. 전 세계 전기차의 약 26%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그간 탑재가 쉽지 않았던 중국 전기차에도 최근 공급량을 늘렸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 리스, 충전, 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플랫폼(E-Platform)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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