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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에 신용대출까지…은행, 금리로 문턱 높인다

  • 입력 2020.09.17 10:18 | 수정 2020.09.17 10:28
  • EBN 이윤형 기자 (y_bro@ebn.co.kr)

"원가방어에 대출 증가 속도 조절" 코픽스 석달 연속 하락에도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승

신용대출 우대금리 폭 줄이고 한도 축소도 고려…"고신용·고소득 전문직 신용대출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연합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연합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신용대출이 이달 들어서만 1조1400억 원 증가하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로 주택대출 금리도 연 1%대에 근접한 가운데 은행들이 원가방어에 나선 것도 대출금리 운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전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한 관리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들을 상대로 고액 신용대출의 범위와 대출 속도 조절 계획 등을 담은 신용대출 관리 계획을 당국에 내달라고 요구했다.


은행들은 자율적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서 우선 우대금리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대출 증가 속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선 결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금리를 끌어올리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각 은행에서 최저 금리로 돈을 빌리려면 우대금리(금리할인) 혜택을 최대한 받아야 하는데, 이 혜택 폭을 줄여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높이면 대출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우대금리 수준은 은행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이른다. 우대금리를 최대로 받으면 신용대출을 최저 0.85%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원가 방어를 위해 지표금리 인하에도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은행이 최근 한 달 사이 주담대 변동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연속 하락하면서 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조정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라갔다.


앞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낮아진 연 0.80%를 기록했다. 2010년 2월 코픽스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하락한 이후 9개월 연속으로 내렸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한 달 간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를 연 2.62∼3.82%로 책정했다. 전날과 비교하면 최저·최고금리가 0.09%포인트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최저금리는 0.39%포인트나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하순에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폐지해 주담대 금리 최저치가 0.30%포인트 올라갔다. 여기에 연달아 일반 우대금리 0.10%포인트도 없애서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뛰었다.


농협은행의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는 연 2.23∼3.64%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향조정됐다. 하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0.20%포인트 높아졌다. 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로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총 0.20%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종 적용 금리는 그만큼 올라갔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 금리를 연 2.28∼3.88%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다만,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달 초에 가산금리를 0.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금융채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대출 금리도 올라갔다. 매일 시장금리로 분류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 신한은행의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모두 연 2.64∼3.89%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연 2.31∼3.56%보다 금리대가 0.33%포인트 높아졌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주택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하나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가 지난달 19일 연 2.48∼3.78%였는데 이날 금리는 2.612∼3.912%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32%포인트 올라갔다.


변동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 수익과 리스크를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개인별 우대금리를 빼 책정한다. 주담대 금리가 올라간 건 은행들이 우대 폭을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대출금리가 역행하는 현상은 은행들이 저금리 장기화로 더 이상 주담대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가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원가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시장에 몰렸던 매수세가 최근 오피스텔, 빌라로 옮겨 붙으면서 담보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도 금리를 조정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4일 시중은행 부행장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신용대출의 소득 대비 한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실행되지만, 신용도와 직업 등에 따라 예외승인을 통해 한도를 늘려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민의 '생활자금'용으로도 사용되기도 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자영업자와 일반 대출자들의 경우 신용대출이 필요한 상태다.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힌다면 고금리의 다른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낮은 금리로 수억 원씩 빌리는 고신용·고소득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이는 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1억원 선에서 한도를 조절하거나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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