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주가도 전전긍긍

  • 송고 2020.09.16 15:43
  • 수정 2020.09.16 15:43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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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6월 초보다 -11%…한신평, 신용등급 하향 검토

신용등급 하향되면 '투기등급'…ABS 등 자금 상환 요구 발생 우려

코로나 장기화로 업황 회복 2~3년 걸릴 듯…신용등급 하향 위험 상존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와 신용등급이 하향세다.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와 신용등급이 하향세다.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와 신용등급이 하향세다. 특히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ABS(자산유동화증권) 조기상환 조건 발동 등 대규모 자금 상환 요구로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1%(40원) 떨어져 3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HDC현산이 산업은행에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밝힌 지난 6월 9일 종가 4440원보다 10.9%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인수 무산이 공식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졌지만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동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한 고비를 넘겼다. 노딜(No deal) 가능성은 이미 3개월 전부터 예견됐고 그 외 계획이 없던 것도 아니다"라며 "앞으로 정부의 정상화 의지에 따라 일본 JAL 사례처럼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지만, 무상감자나 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주가 모멘텀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신용등급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은 'BBB-', 단기신용등급은 'A3-'다. 장기신용등급은 투자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한 단계만 내려가도 투기등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


지난15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이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미확정 검토'에서 '하향 검토'로 조정했다. 만약 한신평이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로 떨어진다.


한신평은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및 미래에셋대우 간의 주식 매매계약이 공식적으로 해제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며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에 의한 재무부담 완화와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ABS 조기상환 조건 발동 등으로 인한 대규모 자금 상환 요구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1일 인수 무산을 밝히는 브리핑에서 최대현 산은 부행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락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자본확충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에 기안기금 2조4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자금을

마이너스통장처럼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는 방침이다.


기안기금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항공 업황 회복까지 앞으로 2~3년 걸릴 것이란 전망이 줄을 이으면서 유동성 위기와 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 부행장도 "코로나19 추이와 상황에 따른 유동성 상황을 진단할 것"이라며 "예상 밖으로 장기화된다면 정부화 협의해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확정실적을 바탕으로 4분기 이후 영업실적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판단한 후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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