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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외이사 추천' 네 번째 도전…이번엔?

  • 입력 2020.09.10 15:40 | 수정 2020.09.10 21:03
  • EBN 이윤형 기자 (y_bro@ebn.co.kr)

자체 설치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제' 소주 주주의 주주권 행사 제약하는 역효과 초래

ESG의 전문적 운영 표명하지만, 목적은 '셀프연임' 저지…연임 반대 카드로는 무효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 관련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의 질문의 답하고 있다.ⓒebn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KB금융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KB금융이 자체적으로 신설한 사외이사 추천제도는 법이 정한 규모와 상관없이 단 1주의 주식만을 보유해도 사외이사 예비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한다는 명목이지만,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오히려 소주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제약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 인선자문위원을 비공개로 독점 선임하고 주주들과의 소통마저 자신들의 취사선택에 따라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조합에 따르면 소수주주권을 통해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가 법으로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선택하는 부작용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주주제안권은 소수주주 권리 행사의 특례조항을 두고 있다.


금융회사의 경우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1만분의 10에 해당하는 주식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유한 자는 상법 제363조의 2항에 따른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KB금융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자체적으로 신설하면서도 제도가 법령에서 보장된 주주제안권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전마저 "회사 자체적으로 더 완화된 기준의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후보 검증 절차를 구축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자신들이 정한 자체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부정하는 초법적인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KB금융 주주총회에서는 지금까지 두 차례의 소수주주권을 통한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의 시행을 이유로 법령에 의거한 주주제안을 부정하는 견해를 피력했지만, 두 번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후보가 이해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했다.


류제강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이후 '검증 절차'를 이유로 소수주주권을 활용한 주주제안 대신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해 달라는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여러 차례 예비후보도 추천했지만 이 역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예비후보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KB금융 이사회의 구성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금융회사 이사회의 구성은 법령상 소수주주권 행사 자격을 갖춘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가 포함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하며, 금융회사들의 주주위원회 구성을 의무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류 조합장은 "KB금융그룹도 'ESG경영'을 계속 기업의 핵심가치로 천명하고 ESG경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ESG전문가는 없는 '생색내기용 ESG'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B금융 이사회는 금융경영 2명, 재무 1명, 회계 1명, 법롤/규제 1명, 리스크관리 1명, 소비자보호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소비자보호 1명 조차 생애 이력은 검찰 출신의 법률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했다.


조합은 "윤순진 사외이사 후보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서 환경교육 협동과정, 글로벌환경경영 연합 전공 등을 맡고 있다"며 "이밖에도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에서 주요 요직을 맡아왔으며 환경부 등 국내외 비영리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환경·에너지정책 전문가"라고 밝혔다.


이어 "류영재 사외이사 후보는 2006년 설립 이래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회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써스틴베스트 대표이사"라며 "지속가능경영 및 동반성장을 위한 자문·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사회책임투자·ESG·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다만 노조의 경영 참여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노동이사제'와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 격인 노조가 인사를 추천하는 '노조추천이사제'와는 차이가 있다. 대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 측면에서는 유사하나 주체가 노조가 아닌 우리사주조합으로 구성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제도는 노동이사제나 노조추천이사제와 다르다"며 "주체인 우리사주조합은 노동조합에 가입된 조합원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이번 사외이사 추전 제도를 노조추천 이사제와 결을 달리한 만큼 이전 세 차례 시도와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주주들의 동의가 키포인트인 만큼 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하는 노조가 아닌 주주와 기업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우리사주조합이 주체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입법도 추진됐다. 앞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전국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 상 공공기관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3개로 분류되는데, 박 의원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명문화한 것이다.


주총에서 힘을 얻기 위해 지분도 늘렸다. 우리사주 지분은 지난해 3월 0.6%에서 올 6월 말 1.2%로 확대됐다. 지난 7월에는 우리사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10억원 규모로 KB금융 주식을 추가 매입키로 하는 등 매월 직원 출연 등을 통해 계속해서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들이 직접 권리를 행사하면서 소통하는 주주제안인 점에서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의 대안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노동자와 주주들의 의견을 대변해주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는 시도


조합이 이번 추천제도에 대해 '셀프 연임'과 '추천제 독단적 운영' 등 은밀하고 공고한 도구로 작용한다는 비판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장치라고도 주장한 만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3연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만, 조합이 추천한 새 사외이사의 선임 여부는 11월20일 임시주총에서 가름될 전망이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안건도 처리될 예정어서 조합이 추천한 인물이 새 사외이사에 선임된다고 해도 차기 회장 선임 안건에는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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