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초대형IB 5인방, 파고드는 메리츠증권

  • 송고 2020.08.13 14:54
  • 수정 2020.08.13 18:14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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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NH·한국·KB·삼성증권, 코로나·사모펀드 사태로 일회성 위기

이들 뒤쫓는 메리츠證, 현재 자기자본 4조4000억원…하반기 초대형IB 신청

금융당국 "종합투자금융사 다양성 기대"…일부 "메리츠 새 사업 전략 필요"

초대형 투자금융(IB)으로 입성한 대형 증권사 5인방이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 속에서 중견 증권사 메리츠증권이 이들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하반기 4조 초대형IB를 신청하게 되면 기존 5곳과 다른 투자금융 전술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BN

초대형 투자금융(IB)으로 입성한 대형 증권사 5인방이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 속에서 중견 증권사 메리츠증권이 이들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하반기 4조 초대형IB를 신청하게 되면 기존 5곳과 다른 투자금융 전술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BN


초대형 투자금융(IB)으로 입성한 대형 증권사 5인방이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견 증권사 메리츠증권이 선두권에 들기 위해 경영속도를 올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하반기 4조 초대형IB를 신청, 승인받게 되면 6곳 초대형IB가 승부싸움을 벌이게 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은 종합투자금융사로 자기자본 4조원이 넘어 초대형IB로 지정됐다. 이 중 발행어음업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만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이 이르면 하반기말 초대형IB 지정 및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보여 이들 대형증권사를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메리츠증권이 재무건전성 지표가 향상된데다, 자기자본도 초대형IB 요건을 갖추면서 인가신청이 가능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하반기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서 및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메리츠증권은 초대형IB 요건 준비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초대형IB를 신청하려면 직전년도 회계기준 4조원 이상 상태에서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 안되기 때문에 내년쯤에야 인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 155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 지난분기 대비 52.2%가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가 125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25% 가량 불어난 규모다.


재무건전성도 향상됐다. 메리츠증권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12월 말 8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6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2조3000억원이 감축돼 금융당국이 우려하던 우발부채 규모를 상당분 덜어냈다. 자기자본은 6월말 기준 4조4000억원에 달해 초대형IB 기본 요건인 4조원을 웃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시켜 우수한 신용등급까지 마련되면 초대형IB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초대형IB 인가 심사에 앞서 보증부채 축소와 같은 재무건전성 강화 요구를 당부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메리츠증권 구NCR비율은 지난 3월말 기준 151.3%다. 과거 구NCR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지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았다. 신평사들은 이를 근거로 메리츠증권에 대해 자본적정성을 우려해왔고 이같은 상황들이 초대형IB를 향한 메리츠증권의 발목을 잡아왔다.


결과적으로 메리츠증권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초대형IB가 되면 기존 5대 초대형IB체제가 6대 체제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5대 초대형IB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고로 투자금융업의 위축과 자산관리 영업이 위축되어서다.


미래에셋대우는 안방보험과 소송전에 벌이고 있으며 삼성증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상품운용부문(ELS) 손실을 겪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기에 휘말린 NH투자증권도 하반기 사업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KB증권은 호주부동산펀드 관련해 JB자산운용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디스커버리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들 5개 증권사는 이같은 사태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가들로부터 비관적 전망을 받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증권업계는 실물자산 투자형 IB 부진과 달리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습이 증권업 자본 투자형 모델에서 중개자 모델로의 사업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인해 당분간 거래대금과 리테일 수익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초대형IB가 되면 종합투자금융의 다양성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메리츠증권이 축소한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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