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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금호산업, 아시아나 M&A 진흙탕싸움

  • 입력 2020.07.31 06:00 | 수정 2020.07.30 22:37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감정 섞인 여론전에 매각 무산 가능성 급증

장기전된 딜 향방은?…산은 입장 이목 집중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내부, 본문과 무관함.ⓒEBN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내부, 본문과 무관함.ⓒEBN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의 감정적인 표현도 서슴없이 이루어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 장기화 및 무산에 대한 우려가 증폭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산 "재실사 필수" vs 금호 "현산 왜곡 주장"


31일 재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가량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를 지난 24일·30일 두 차례나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수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당기순손실 등이 급증하고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동의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봐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HDC현산은 지난 4월초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정식 공문을 발송해 세부사항 재점검을 요청했지만 충분한 공식 자료 및 기본적인 계약서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은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재실사는 HDC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 경우에도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주장과 정반대의 입장을 발표했다.


HDC현산이 선행조건 충족 여부 및 재점검과 관련해 제기하는 의문점에 대해 계약 체결 전 실사 단계에서부터 자료가 제공됐고 계약 체결 이후에도 인수준비위원회 활동·자료의 발송·대면보고 등을 통해 충분히 자료 제공 및 설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문제를 제기하는 추가 차입·영구CB·외부감사인의 부정적 의견 표명·공정위 조사 내용 등은 수차례 자료 제공과 설명을 해왔고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직접 HDC현산 최고경영진에게 대면으로 보고한 사항도 있다고 반박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본건 거래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거래종결을 위한 의무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지체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데일리안DB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데일리안DB

◆매도·묵살·폄훼·언론선전전…감정적인 네 탓 공방전


양측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HDC현산은 "진정성 있는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선행조건 충족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29일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수를 위해 이미 상당한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HDC현산의 진정성을 폄훼하는 행위들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도 "HDC현산이 그동안 대면협상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고 구체적인 내용도 밝히지 않은 채 공문으로만 인수상황 재점검·인수조건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주장을 제기해 거래종결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정으로 인수의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공문 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전을 중단하고 거래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양측이 이처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네 탓'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치달은 만큼 업계에서는 사실상 매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 무산의 책임 여부에 따라 여론의 뭇매가 쏟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난타전을 감행한 상황에서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지부진 M&A에 산은 "다음주 입장 발표"


다만 극적 타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표명하면서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루어지는데 최대한 협조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빠른 시일 내에 대면 협의에 응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HDC현산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며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산은 등 채권단의 입장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M&A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여론전이 벌어졌던 3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해 "다음주쯤 입장을 표명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은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산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 산은의 본격적인 행동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 등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되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덩치가 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관리 아래 약 20년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됐다.


재계 관계자는 "산은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지부진한 협상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산은 그리고 정부의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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