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재 따른 수요부진에 원료탄값 급감
원가부담 감소 반면 수요처와 단가협상 불리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철강업계의 얼굴에도 근심이 가득하다.
지속된 가격 하락은 현재 자동차 등 전방산업들과 진행 중인 철강재 단가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료탄이 철강재 생산 원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주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철강업계의 원자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어 실적 회복도 꾀할 수 있게 됐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동호주 항구로 수입된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109.26달러로 지난 6월 대비 4% 떨어졌다. 올해 초와 비교해선 22% 급락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료탄 가격 하락은 코로나19 악재로 철강사들의 철강 생산량은 감소된 반면 원료탄 생산 및 공급은 평소와 동일하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원료탄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철강사들의 표정은 미묘하다. 철강 생산 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은 있지만 오히려 현재 전방산업들과 진행하고 있는 철강재 단가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등 각 철강사들은 자동차·조선업계 등과 올해 초부터 자동차용 강판 및 조선용 후판 공급단가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철강사들은 평소 높은 철광석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방산업들은 시황 부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연료탄 가격 하락은 철강사들이 평소 내세운 원재료 부담이라는 명분을 줄어들게 할 수 있어 단가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하락세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연료탄의 경우 철강재 생산 단가의 약 20~30% 수준으로 비중이 낮아 철강사들의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와 함께 철광석 가격 고공행진은 연료탄 가격 하락을 상쇄할 전망이다. 올해 초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안정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 변수로 철강사들의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전날 중국 칭다오항으로 수입된 철광석 가격은 106.66달러로 연초 대비 13% 상승했다. 5월 말 100달러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탄 가격 하락으로 철강사들의 부담도 한층 줄어들게 됐다"며 "다만 제품단가 협상은 수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원부자재 가격 등락만을 가지고 향방을 예측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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