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8-10 17:49:06
모바일
22.4℃
강한 비
미세먼지 좋음

"적자 누적에 2조원 세금까지"…정유업계, 곡소리

  • 입력 2020.07.13 15:01 | 수정 2020.07.13 17:44
  • EBN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정유업계, 1분기 4조4000억 적자…2분기도 '1조원대' 적자 전망

유류관련 세금(4, 7월분) 동시에 내면 '2조원대'…유동성 위기 우려

ⓒ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정유업계가 2분기에도 1조원 이상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정부가 상반기에 유예했던 대규모 원유 관련 세금들을 7월에 모두 내야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정유업계는 회사별로 국세청 등에 세금 납부 추가 유예와 분할 납부를 건의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수 부족을 우려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는 정부가 유예했던 4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석유수입부과금에 7월에 내야하는 6월분 포함 두달치를 이달말까지 내야 한다.


특히 유류세는 세수 비중이 커 정유업계로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1분기 4조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정유 4사가 세금을 한꺼번에 물게 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달에 평균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업체별로 4~5000억으로 추정, 정유 4사로 보면 1조~1조2000억을 내야한다. 또 석유수입판매부과금은 별도로 한달에 정유 4사가 400억(환급전)정도를 내고 있다.


이 세금의 두 달 치를 한꺼번에 내야한다면 이 달에 낼 금액만 2조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연간 교통·에너지·환경세 징수액은 15조300억(2018년 기준) 규모다. 또한 정부의 지난 2019년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순징수액 규모는1조4086억원(원유/석유제품/LNG포함)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국세청) 4월분을 7월 말로 납부 유예했고, 4∼6월분 석유수입부과금(산업통상자원부)은 각 3개월씩 연장했다.


또 원유 관세와 수입부가세(관세청)는 3월 납부분의 경우 5월 말로, 6∼8월분에 대해서는 각각 3개월씩 미뤄주기로 한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 여건 속에서 가동률 축소, 경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해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 유동성 차원에서 완화될 수 있도록 추가 유예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지난 4월 정부가 세금을 유예하면서 보릿고개를 그나마 잘 넘겼다"면서 "세금 유예가 쉬지않겠지만 분할 납부라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4조4000억원이라는 최대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 관련 손실이 줄고 정제마진도 개선되면서 적자폭은 크게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손실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분기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정유사들의 재고 손익을 가늠하는 두바이유는 올해 1월 배럴당 64.32달러에서 코로나 여파로 4월에 평균 20.39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6월에는 40.80달러로 올라서며 원유 재고 손실이 감소했다.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이전과는 반대 이유로 재고평가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2분기에도 정유사의 적자가 예상되는 이유는 여전히 낮은 정제마진 때문이다.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2주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안정세에 들어선 유가와 함께 정제마진도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사상 '최대적자'를 기록한 정유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아직 회복세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7월 첫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6월 셋째주 배럴당 0.1달러로 14주만에 마이너스를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된지 2주만에 다시 -0.5 달러를 기록했다.


6월들어 다소 정제마진이 소폭 상승하면서 이번주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아직 평균 정제마진은 -0.7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정유사가 제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정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ㆍ운용비 등 비용을 뺀금액으로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나는 것으로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의 유미의한 회복 시점은 4분기로 예상된다"며 "정유시설 신규 설비투자 위축이 정제마진 개선에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제품을 팔수록 손해가 나자 가동률을 낮추거나 정기보수를 앞당기며 대응하고 있지만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수요다. 더욱이 유가와 정제마진이 오른다 해도 현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절벽이 심각해 향후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코로나 이후 이동 제한 조치로 항공유, 휘발유 등 크게 감소한 수송용 석유제품 소비가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정유사 실적의 키를 쥐고 있는 항공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서는 실적 반등을 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