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또 사모펀드 리스크

  • 송고 2020.07.06 15:29
  • 수정 2020.07.06 16:08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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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젠투파트너스 사모펀드 환매중단

홍콩 당국 민원 넣었지만 의사소통 시일 걸려


ⓒ젠투파트너스 홈페이지.

ⓒ젠투파트너스 홈페이지.

홍콩계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도 환매에 문제가 생기면서 은행들이 또 사모펀드 관련 이슈에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는 대부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돼 은행들에 영향이 없었지만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는 여러 증권사와 시중은행을 통해 유통됐다.


젠투파트너스의 경우 옵티머스 처럼 사기성이 있는 펀드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은행 증권 등 여러 판매사에서 1조원 넘게 팔려나갔다.


젠투파트너스는 지난 3일 국내 펀드 판매사들에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전체에 대한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지만 레버리지를 쓰면서 문제가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크레딧물 금리 상승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KS 코리아 크레딧'과 'CM 크레딧'은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로 인해 전체 펀드의 환매가 중단됐다.


최근 크레딧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의 기준가도 상승하고 있지만 자금 회수가 어느 정도 될지 언제까지 환매 중단인지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국내 판매사들은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자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젠투파트너스가 다른 펀드까지 환매를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운용차입금 중도 상환 조항 때문인데 해당 조항은 운용사의 보유 자산이 일정 규모 이하로 떨어지면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이다. 원금 회복까지 환매를 못해주는 이유다.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는 현지 PBS를 말한다.


국내 금융사들은 홍콩 금융당국에 민원을 넣고 현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젠투파트너스와 소통을 시도 하고 있지만 현지 자본시장법이 국내와 다르고 여건 상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콩계 젠투파트너스는 그 동안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이 같은 트랙레코드와 넓은 인맥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카일 신(신기영) 젠투파트너스 대표는 현대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 근무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4000억원, 삼성증권 1400억원, 키움증권이 2600억원을 판매했다. 또 우리은행이 900억원 하나은행 420억원, 한국투자증권 등도 판매해 전체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투파트너스 펀드는 개인 투자자 보다는 기관 투자자 위주로 판매됐다. 기관들은 금융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불완전 판매 이슈로 인한 소송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상품으로 판매되지 않고 금융사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부터 지속적으로 사모펀드 관련 이슈에 엮여있다는 점에서 은행들 역시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드 손실의 경우 수익자 손실이지 판매자 손실은 아니지만 그동안 불완전판매로 인한 비용 처리가 이슈화돼 왔다는 점에서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 은행주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는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금지되고 일반 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 가입금 역시 상향을 앞두고 있다. 관련 법은 이달 말께 개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관련법 개정 직전까지 잡음이 불거져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과 판매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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