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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승인됐지만…HDC vs 채권단, 끝없는 신경전

  • 입력 2020.07.06 09:01 | 수정 2020.07.06 09:02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현산, 다른 선행조건 언급하며 채권단 압박

김현미 장관, 정몽규 회장 만나 M&A 중재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HDC그룹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HDC그룹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기업결합승인 완료로 본격적인 재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악화돼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의 협상 조건 조율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항공사 인수·합병(M&A)에 압박을 주고 있다는 점은 인수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이달 초 마무리됐다.


지난 1월부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미국·중국·터키·카자흐스탄에서 인수 선행 조건 중 하나인 기업결합승인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러시아 기업결합승인은 늦어졌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시한도 지난달 27일까지였지만 늦춰졌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까지다.


러시아 기업결합승인이 종결됨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도 다시 진척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 당사자들을 비롯한 채권단에 인수상황 재점검을 요청했고 이에 대한 협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협상은 여전히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업결합승인 절차 외에도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만 거래 종결의무가 발생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매도인 등의 진술·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모두 진실 돼야 하며 확약과 의무가 중요한 면에서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몸값을 낮추려는 움직임과 함께 협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내부, 본문과 무관함.ⓒEBN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내부, 본문과 무관함.ⓒEBN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해야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1만% 넘게 증가하는 등 재무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인수 후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급하게 협상을 진행하기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낮추기 위해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조건이 협의가 되지 않아 판이 깨진다고 해도 인수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향후 소송 등을 통해 이행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늦어질수록 부담이 커진다.


대우조선해양 M&A가 표류하는 동안 산은 등 채권단은 7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했다. 항공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덩치가 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도 오는 9월까지이기 때문에 그 전에 협상에 진전을 이루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이 교체될 경우 딜 클로징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단 입장에서는 마냥 HDC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다 맞춰줄 수는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측의 신경전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M&A가 계획대로 성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은 향후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정 회장에게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각 당사자가 명확하고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대승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동시에 뚜렷한 인수 의지를 보일 경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항공 M&A에 늦게나마 중재에 나선 만큼 어떤식으로든 협상 분위기에 변화가 있지 않겠냐"며 "정몽규 회장이 최근 김현미 장관과 이동걸 회장을 만난 만큼 정몽규 회장의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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