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8-04 16:34:59
모바일
28.9℃
온흐림
미세먼지 보통

[사모펀드 사고 下] 사무관리사 입지 개선될까

  • 입력 2020.07.05 10:00 | 수정 2020.07.05 12:00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사무관리사 보수 낮고 인력 유출…감시까진 어려워

사무관리 보수 정상화·감시 강화로 입지 높아져야

ⓒ연합ⓒ연합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까지 사모펀드 사고가 계속되면서 불완전 판매, 감독 부실 등 시스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금까지는 사무관리사는 적은 보수를 받고 수동적인 업무 처리를 해왔다. 사모펀드 관리를 위해서는 백오피스인 사무관리사의 입지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무관리사는 사모펀드 운용사의 회계 장부를 대신 처리하고 펀드 기준가를 산정해 펀드명세서에 기재하는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무관리사는 예탁결제원·우리펀드서비스·국민은행·하나펀드서비스·신한아이타스·미래에셋펀드서비스·HSBC펀드서비스 등이다. 신한아이타스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은 운용사의 조직적인 사기와 사모펀드 규제 완화, 불완전 판매 등이 맞물린 총체적인 문제다. 하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사무관리 등 자본시장 인프라 문제도 조명되고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에는 사무관리사나 운용사, 판매사가 다 연계돼 감시·감독이 확실하다. 사모펀드는 2자간 계약으로 조직적인 감독이 어렵다. 판매사의 경우 사무관리사나 수탁은행과 계약 관계가 아니어서 전적으로 운용사가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해야 한다. 판매사는 펀드 재무제표상 자산과 실제 보관 자산을 대조해볼 수도 없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수탁회사와 사무관리회사에 서로 다른 운용 내역을 알림으로써 부실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자간 계약이 아닌만큼 판매사는 운용사의 사기 여부를 인지하기 힘든 구조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전수 조사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 전수 조사는 전체 사모펀드 1만304개에 대한 판매사 등의 자체 전수점검과 전체 사모운용사 233개에 대한 금융당국의 현장검사로 진행된다.


자체 점검은 이달부터 두 달 간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와 수탁사, 사무관리사 등 4개사의 자료를 상호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의 경우 수탁사는 하나은행이고 사무관리사는 예탁결제원이다. 예탁결제원은 상장지수펀드(ETF) 사무관리를 주로하고 있고 사모펀드 사무관리 비중은 낮다.


사무관리사는 현실적으로 수탁사와 자산 대조 업무까지 하기 힘든 구조다. 사무관리사는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대체투자 자산을 회계시스템에 일일이 수기로 코드를 넣는 경우가 많다. 펀드 마다 계약 내용이 다 달라서 표준화가 어려운데다가 운용사가 수기 작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사무관리업계 대부분은 관행처럼 굳어져 온 낮은 수수료 때문에 사모펀드 백업과 자본시장 인프라가 낮후돼 왔다고 지적한다. 운용사는 사무관리사에게 고객인 만큼 사무관리사가 운용사에 요구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사무관리사는 매월 수탁사와 자산 내역을 비교해 이상 유무를 점검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고객사인 운용사가 사무관리 수수료를 계속 낮춰와 영업 환경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사무관리사 인력도 사모펀드 운용사로 유출되고 있다.


사무관리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다르게 한국의 자본시장 인프라가 낙후돼 있다"며 "사무관리 수수료가 보통 1bp 수준으로 굉장히 낮고 고객사인 운용사에게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도 못받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줄을 잇는 사모펀드 사고를 계기로 사모펀드 백오피스인 사무관리사의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관리사들이 한국금융인프라협회를 통해 조직화하고 있고 수수료 정상화 요구도 계속해 왔지만 지금까지 개선책이 거의 없었다"며 "이번 사태로 공론화됐으니 사무관리 업계의 투자와 업무 환경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