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점찍은 코로나 치료제 '릴리 올루미언트' 관심

송고 2020.07.02 14:48 | 수정 2020.07.02 14:49
EBN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英 베네볼런트AI 바리시티닙 성분 낙점

한·미서 렘데시비르 병용 임상 진행 중

올루미언트.ⓒ일라이 릴리

인공지능(AI) 분석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환자와의 친화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AI 전문 기업 베네볼런트AI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기존 약물을 분석했다.

베네볼런트AI의 분석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의학 및 과학 문헌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갈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매개하는 유전자가 키나아제(kinase)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에는 키나아제와 상호 작용할 상호 작용할 약370개의 화합물을 발견, 이를 30~40개로 압축했다.

베네볼런트AI는 압축된 화합물을 기반으로 기존 약물 중 6개를 1차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선정했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화합물과 환자와의 친화력이 높은 물질로 바리시티닙을 낙점했다.

바리시티닙은 면역반응을 억제해 코로나19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생산을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는 바리시티닙 성분으로 개발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사이토카인 물질인 JAK1·JAK2를 억제해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염증 과잉 반응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선 지난 4월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증 연구소(NIAID)에 의한 임상이 시작됐다. NIAID는 렘데시비르와 병용 투여했을 때 올루미언트가 코로나19 환자의 폐 감염을 막고 염증성 손상을 줄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임상은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렘데시비르와 올루미언트를 병용하는 임상을 개시했다. 현재 약 20명의 환자가 등록을 마쳤으며, 이달 초까지 100명의 환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투약은 지난달 둘째주 이뤄졌으며, 임상 결과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순께 나올 전망이다.

이들 임상과 별개로 베네볼런트AI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자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렘데시비르와 같이 임상과 처방이 함께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한 뒤 일정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올루미언트는 가능성이 예측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후보물질 선별이나 치료 효과 예측 등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올루미언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에서 뚜렷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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