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헬멧 의무화에 화학업계 ABS 호황

  • 송고 2020.06.23 13:18
  • 수정 2020.06.23 13:57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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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제품 가격↑·원료 가격↓…마진 6개월래 2.4배 확대

중국 헬멧 착용률 30%…공급부족량 2억개 웃돌아

국내 화학사, ABS 기존 80% 가동에서 풀가동


LG화학 ABS

LG화학 ABS

중국의 오토바이 운전자 헬멧 착용 의무화로 국내 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이 생산하는 헬멧 소재 고부가합성수지(ABS) 마진은 매주 치솟고 있다. 화학사들은 ABS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이익을 극대화 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6월 셋째주 ABS 마진은 톤당 700.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1월 톤당 300달러 후반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마진은 6개월만에 2.4배 가량 오른 셈이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가공이 뛰어나고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해 헬멧, 자동차, 가전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범용 화학제품 중에서도 고수익을 창출해 화학사의 캐시카우로 불린다.


마진은 올해 들어 대폭 확대됐다. ABS 판매 가격은 오르고 원료는 하락하면서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ABS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1380달러에서 6월 1430달러로 오른 반면, 부타디엔 가격은 톤당 920달러에서 33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ABS 마진ⓒ하나금융투자

ABS 마진ⓒ하나금융투자

이는 일회일대라고 불리는 중국 정부의 헬멧 착용 의무화 정책 영향에서 비롯됐다. 중국 공안부 교통관리국은 일회일대를 시행, 내달 본격 단속에 나선다. 최근 막을 내린 중국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헬멧과 함께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점도 ABS 가격 강세에 일조했다.


현재 중국 오토바이 소유자의 헬멧 착용률은 30%에 그쳐 당분간 수요 강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은 오토바이 운행시에만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전동 스쿠터로도 범위를 넓힐 것으로 전해지면서 추가 수요 또한 점쳐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오토바이 및 전동스쿠터 보유대수는 총 2억5000만대에 이른다. 미등록 차량까지 고려하면 3억대를 웃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중국 헬멧 공급부족량이 2억개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억 위안(약 1조7100억원)에 달한다.


국내 화학사들은 ABS 수요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세계 ABS 시장은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준의 ABS 생산업체 LG화학은 전남 여수(연산 90만톤), 중국 닝보(80만톤), 중국 화남(20만톤) 등 국내·외에서 총 200만톤의 ABS를 제조 중이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부문 67만톤, 금호석유화학 25만톤,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27만6000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은 ABS 가동률을 기존 70~80%에서 100% 가까이 끌어올려 중국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ABS 가동률이 98%로 풀가동 중임에도 수요가 우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국내 화학사들의 유리한 국면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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