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상황에 국제유가 폭락 영향…정부정책도 추가 물가하락 압력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월 이후 점차 둔화되어 4월중 0.1%로 크게 낮아진데 이어 5월에는 -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 마이너스 전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이 큰 폭의 물가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복지정책 확대 등으로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이 증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대면접촉 기피 등으로 여행·숙박·외식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개인서비스물가가 낮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석유류가격 상승률이 4월 이후 큰 폭의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올해 1월 배럴당 64달러에서 ▲2월 55달러 ▲3월 34달러 ▲4월 23달러 ▲5월 32달러로 낮아졌다.
또한 3월 이후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고교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확대 등 정부정책이 추가적인 물가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6월중 승용차 구매 시 적용하는 개별소비세율을 기존 5.0%에서 1.5%로 인하됐다. 특히 4월 중에는 지난해 9월중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납입금 무상지원을 2~3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하였으며, 5월중에는 일부지역에서 고교 무상급식(서울, 부산 등) 및 무상교육(대구, 1학년)을 확대 시행했다.
주요국에서도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에너지가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둔화되었으며, 4~5월중에는 상당수 국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했다.
4월에는 OECD 35개국 중 11개 국가(캐나다, 그리스,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에서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나타냈으며, 5월에는 현재까지 물가지수가 발표된 유럽지역 18개국 중 12개국이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하방압력이 크게 증대된 가운데 국가별로는 봉쇄조치 강도 등에 따라 영향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봉쇄가 시행된 미국 및 유로지역의 경우 공급망 차질 등으로 식료품가격 상승폭이 큰 가운데 영업중단 및 이에 따른 가격조사의 어려움 등으로 수요둔화에 따른 서비스물가의 하방압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중단 등으로 대면조사가 크게 줄면서 물가지수 기초자료 수집의 어려움이 발생했다"며 "우리나라와 스웨덴의 경우 전면봉쇄가 시행되지 않아 식료품가격 상승이 비교적 작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서비스물가 하방압력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미국 및 유로지역에 비해 물가상승률을 더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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