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지원 받는 두산, 걱정도 곱절…다 내놔야 할 판

  • 송고 2020.06.02 09:37
  • 수정 2020.06.02 10:03
  • EBN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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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지원 강도 높이며 고강도 자구안 시행 압박

인프라코어 및 밥캣 등 알짜자산 매각 가능성↑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 조형물.ⓒEBN

서울 중구 두산타워 앞 조형물.ⓒEBN

두산중공업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그룹에 3조원을 웃도는 자금 지원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인프라코어 및 밥캣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진 만큼 실효성 높은 구조조정을 위한 두산중공업 채권단의 압박도 거세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산중공업 채권단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두산중공업에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월 말 1조원의 긴급 자금 지원과 대출 전환, 운영자금 지원 등에 2조4000억원이 들어가는 동안 두산중공업의 자구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 각오로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제출했지만 자구안 세부 조율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채권단에서는 당장 매각가치가 높은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의 매각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당장 ㈜두산의 산업차량BG·전자BG·모트롤BG 등 핵심 계열사 사업부문과 두산메카텍·두산건설 등 계열사에 대한 매각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원전기업 틀을 벗고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만 가스터빈 사업만 해도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된다. 당분간은 적극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두산인프라코어나 밥캣처럼 유동화 가능성과 효과가 큰 계열사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채권단 내에서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두산은 그룹 최대 '캐시카우'인 이들 계열사들을 쉽게 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 두산베어스 및 두산퓨얼셀 등도 오너가의 애착이 크다는 이유로 매각리스트에서 제외시키려는 분위기다.


회사 안팎에서는 추후 사업재편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핵심 계열사들의 매각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지박 제조 계열사 두산솔루스의 경우 매각 중이기는 하지만 험난한 가격조율 과정을 겪고 있다. 두산메카텍도 매각리스트에 올랐으나, 현재는 잠정중단 상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미래 혁신기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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