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연말까진 버티겠지만 유동성 우려 여전

  • 송고 2020.05.22 15:05
  • 수정 2020.05.22 15:06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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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억 유상증자 추진…연말까지 판관비·올해 만기 도래 리스부채, 해결 가능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안 되면 또 위기…이스타항공 인수도 재무구조에 변수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따라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일단 확보한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따라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일단 확보한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따라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일단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며 연말까지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가 재차 불거질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700억 규모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21일 공시했다.


1700억 중 102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678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제주항공은 일단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연결기준 제주항공의 판관비는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419억원)보다 57억원 줄었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 대금 1700억원 중 1021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으로 연말까지 남은 시간 동안 판관비는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3월 말 산업은행에서 받은 400억원의 지원금까지 보태면 자금여력은 더 확대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한 1021억원 운용자금은 1~2개 분기 운용자금 규모 확보로 추정된다"며 "유동성 리스부채 1357억원 중 올해 만기금액이 678억원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자금을 마련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 지원과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를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은 확보했다"며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추가적인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 관건은 사업의 핵심인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1분기 국제선 공급은 26.5% 감소했고 탑승률은 68.8%로 19.3%p 줄었다. 이에 1분기 제주항공은 6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국제선 수요와 공급이 곤두박질침에 따라 제주항공은 전체 82개 국제선 노선 중 현재 단 3개 노선만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2분기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여객 수요 회복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또한 공급과잉이던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의 재편 없이는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더라도 치열한 운임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 인수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1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인수 이후 연결로 인식될 이스타항공의 열악한 재무구조와 허약한 기초체력은 추가 유동성 유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인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도 주요 변수"라며 "이스타항공 인수 후 유동성 유출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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