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vs 카카오...공인인증서 빈 자리 놓고 격돌

  • 송고 2020.05.21 11:14
  • 수정 2020.05.21 11:17
  • 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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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서명법 개정안 국회 통과…공인인증서 우월적 지위 폐기

통신3사 통합 '패스' 이용자 2800만명 넘어

카카오페이 인증 카톡과 연동 장점

통신	3사는 본인인증 앱 '패스(PASS)'를 통해 휴대폰 번호 로그인 서비스를 출시했다.ⓒSK텔레콤

통신 3사는 본인인증 앱 '패스(PASS)'를 통해 휴대폰 번호 로그인 서비스를 출시했다.ⓒSK텔레콤

공인인증서 제도가 도입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인증서비스 시장을 놓고 통신 3사와 카카오가 격돌한다.


국회는 지난 20일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공인전자서명의 우월한 법적 효력을 폐지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99년 제정된 전자서명법은 공인인증제도를 도입해 인터넷을 통한 행정, 금융, 상거래 등을 활성화하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공인인증제도가 20년 넘게 유지되면서 우월한 법적효력을 가진 공인인증서가 전자서명시장을 독점, 신기술 전자서명기업의 시장진입 기회를 차단하고 액티브엑스 설치 등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했다.


이번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공인전자서명의 우월한 법적 효력 폐지를 통한 다양한 전자서명수단 간의 경쟁 활성화 △전자서명 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 도입 △전자서명 이용자에 대한 보호조치 강화 등이다. 금융결제원 등 5개 기관에서 발급한 인증서만 공인인증서였지만 이젠 사설 인증서도 기존 공인인증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설 인증시장은 당분간 통신사와 카카오 간의 2파전이 될 예정이다. 공인인증서 만큼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은 간편본인인증서비스 '패스(PASS)'앱이다. 통신3사는 2018년 7월 'T인증', 'KT인증', 'U+인증'이라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서비스하던 휴대전화 앱 기반 본인인증 브랜드를 '패스'로 통합했다. 지난 2월 기준 패스 사용자는 2800만여명이다.


패스는 앱 실행 후 6자리 핀 번호 또는 생체인증 방식으로 인증하며 인증서 유효기간도 3년으로 공인인증서(1년)보다 길다. 패스는 지난해 '패스 인증서'를 출시하고 사설 인증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패스 인증서는 패스 앱과 연동되는 사설인증서다. 공공기관의 각종 본인확인·온라인 서류발급 신청·금융거래·계약서 전자서명 등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앱 실행 후 1분 이내에 발급이 가능하고 가입 이후에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하면 전자서명을 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지정 본인확인기관으로 휴대전화 가입시 대면 확인을 통해 신분을 검증하고 있어 인증 서비스에 필요한 확인 과정을 줄일 수 있다. 통신 3사는 지난 3월 패스를 통해 휴대폰 번호만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간편 로그인 서비스도 내놓았다.


통신 3사는 "사설인증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 자동이체 전자서명, 보험, 전자상거래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며 "패스 앱을 활용하면 복잡한 솔루션 개발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카카오의 전자서명 서비스 '카카오페이 인증'도 대표적이다. 2017년 6월 출시된 카카오페이 인증은 현재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메시지를 고객이 전자서명하면 이를 카카오페이가 전자문서로 생성해 이용기관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회원 등록 절차를 거친 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카카오페이에 가입한 고객은 휴대폰 본인확인과 계좌 점유인증만 진행하면 된다.


카카오 계정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인증서라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다. PC로 발급 후 모바일 기기로 복사하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안드로이드 및 iOS 스마트폰에서 바로 발급받아 PC와 모바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가 2018년 8월 공식 출범시킨 '뱅크사인'도 공인인증서 대체 서비스로 주목 받는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로 출범 목적 자체도 기존의 공인인증서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범용성이 떨어져 현재 뱅크사인 이용·가입자는 30만여명으로 정체돼 있다. 네이버와 토스도 각각 '네이버 인증서'와 '토스 인증서'가 있다.


공인·사설 인증서 차별이 없어져 전자서명시장에서 자율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다양한 신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전자서명 서비스 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액티브엑스 설치 등의 불편함이 없는 다양한 편리한 전자서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 인증이 확인된 인증서는 현재 통신사, 신용평가사만 발급할 수 있어 이들이 유리하다"며 "사설인증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안 수준과 책임 등의 세부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인인증제도가 폐지돼도 기존 공인인증서는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 중의 하나로 계속 사용될 수 있다.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에 불편이 없도록 기 발급 공인인증서는 유효기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에는 이용기관 및 이용자 선택에 따라 일반 전자서명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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