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직접 나섰다"…코로나 뚫고 현장 찾은 재계 수장

  • 송고 2020.05.21 06:00
  • 수정 2020.05.20 18:02
  • EBN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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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LG화학 대산공장 헬기로 급히 방문...사과하고 대책 지시

이재용 부회장, 2박 3일 중국 방문..."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코로나19팬더믹(대유행) 상황에서도 직접 현장을 찾았다. 그룹 총수로서 직접 위기관리와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먼저 구광모 회장은 LG화학 대산공장으로 날아가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LG화학의 잇따른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로 중국을 정하고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이다.


21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20일 긴급히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을 헬기편으로 방문해 전날 발생한 사고 현장과 수습 상황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신학철 부회장 등 경영진에게 안전환경 사고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구광모 회장은 "인도와 국내 사업장에서 잇따라 일어난 사고와 관련 재차 피해자 및 가족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대표는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며 "특히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안전환경,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아울러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중의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되어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19일 14시 20분경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 포장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장에서 작업 종료 후 철수 시점에 파우더가 분출되면서 자연발화로 이어져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새벽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 인근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고 주민 800∼1000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공장은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하는 폴리 스티렌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원료인 스티렌은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배출하는데 이 가스를 흡입하면 구토, 어지럼증 등을 유발한다.


또 LG화학은 지난 13일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8명으로 구성된 인도 현장 지원단을 파견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우선 국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고 수습을 계속해서 총괄 지휘하고 있다.


앞서 코로나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 3일간의 중국 일정을 마치고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번 출장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산업 생태계 변화와 코로나19, 삼성 관련 재판 등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17일 중국 현지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18일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시안 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을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중국 산시성(陝西省) 후허핑(胡和平) 서기, 류궈중(劉國中) 성장 등 당국자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후허핑 서기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코로나19 초기에 삼성이 예방 용품을 제공한 데 감사의 말을 전하고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협력 분야를 넓히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를 통해 귀국 직후 김포공항 인근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해외 입국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는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은 사흘간의 중국 출장 동안 코로나 검사만 세 번 받았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2월 중국 시안을 찾아 설 명절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올해 1월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100여일 만에 이뤄진 글로벌 경영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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