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문턱서 코로나 만난 '여행자보험' 막막하네

  • 송고 2020.05.19 16:02
  • 수정 2020.05.19 16:02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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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여행보험 시장 41% 축소…해외 출국자 수 첫 두자리대 감소율

농협·캐롯손보 혁신 이어졌는데 시장성 낮아져…"코로나 국면 회복 기대"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DB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도착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DB

최근 들어 혁신 시도가 이어져왔던 해외여행자보험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냉각된 모습이다. 상품 판매가 급감하면서 당분간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국인의 올 1분기 해외 출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53%) 줄어들자 해외여행보험 시장은 41%(2~3월은 59%) 감소했다.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 수는 2009년 10월 23.4%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리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는 여행자보험 판매율이 제로 수준"이라며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여행자보험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NH농협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On-Off 해외여행보험'과 '모바일 보험 선불쿠폰 서비스'가 모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모바일 보험 선불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여행자보험을 비롯한 다이렉트 보험상품을 가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자보험 시장에서의 혁신 경쟁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여행자보험은 단기성 보험인 특성으로 보험료가 저렴하고 손해율이 낮아 보험사들이 보장내용이나 보험금 지급 프로세스 등의 업그레이드에 소홀했던 시장이었다.


그러던 여행자보험 시장에서 혁신시도가 활발해진 시점은 지난해 NH농협손해보험이 On-Off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한 이후부터다. 이 보험은 한 번만 가입하면 가입 기간 동안 필요 시마다 보험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다. 고객은 여행 갈 때마다의 설명의무와 공인인증 등 번거로움을 덜고, 보험사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올 초 출시된 캐롯손해보험의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은 처음 이용할 때는 일반적인 여행자보험 수준의 보험료를 내지만 스위치를 켜서 보장받는 2회차부터는 보험 가입과 보험사의 사업비 관련 부가 비용을 제거한 순수 보험료만 내도록 설계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연 2회 여행하는 고객의 경우, 기존 방식의 여행 보험 대비 37% 저렴하다.


이 상품의 판매고가 줄어들면서 캐롯손해보험은 후속 상품으로 '스마트ON 레저상해보험'을 선보였다. 한 가지 보험으로 필요할 때마다 골프, 등산, 자전거, 낚시, 수영 등 담보를 변경하며 보장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레저활동으로 여가생활을 전환한 고객들을 공략한 셈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될 조짐이 있어 해외는 어렵더라도 국내여행에 대해서 좀 더 보장할 수 있는 상품이 있어야하지 않을까라는 내부적인 고민으로 스마트온 레저보험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보험사는 코로나19 국면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여행객은 세계 7위 규모인 약 3000만명으로 성장해 가망고객 규모가 상당하다. 디지털화를 적극 추구하고 있는 농협손보와 캐롯손보로서는 온라인 기반의 여행자보험 혁신을 통해 2030고객 유입을 가속화할 수 있어 전략상품으로 통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여행 쪽으로 생활패턴이 많이 변화한 만큼 코로나만 안정되면 예전처럼 다시 여행을 많이 다니실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사 상품은 1년에 2회 이상만 가면 금액적으로 메리트 있는 여행자보험이기 때문에 코로나만 안정되면 상승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혁신은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에 보이는 수치만 보지 않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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