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6-03 11:28:35
모바일
22.8℃
튼구름
미세먼지 보통

늘어나는 기업·자영업 대출…은행, 숨통 vs 뇌관

  • 입력 2020.05.14 10:46 | 수정 2020.05.14 11:18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자영업자 대출 한달 만에 11조 폭증…대출증가세 7월까지 월 6조 수준 유지할 듯

'밑빠진 독에 물붓기' 숙박음식, 도소매 생산 32.1%, 6.7%↓…연체율도 증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늘린 대출이 은행 이자수익에 보탬이 될지 중장기적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늘린 대출이 은행 이자수익에 보탬이 될지 중장기적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늘린 대출이 은행 이자수익에 보탬이 될지 중장기적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재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대출 증가세는 7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까지는 늘어난 대출이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졌지만,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월간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최대치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4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의 지난달 자영업자 대출은 356조8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0조8000억원 늘어났다.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들도 은행 빚을 늘렸다.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7조2000억원이었다. 전달에 비해 11조2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52조원으로 전달에 비해 16조6000억원 늘었다.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7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기업대출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다. 3월에도 18조7000억원 급증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최대 증가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렇게 늘어난 대출 덕에 주요 금융사들은 제로(0)금리 시대에도 1분기 나쁘지 않은 수익을 거뒀다.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의 이자이익은 1분기 7조2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029억원)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신한(5.0%) ▲KB(4.3%) ▲우리(0.6%) ▲하나(0.1%)로 모두 증가를 기록했다.


금융사 이자이익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한해 전반적으로 대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에 개인사업자대출 순증폭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월 개인사업자대출 중 정부가 12조원 규모로 준비한 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대출이 4월에만 5조원(시중 2조, 기업 3조 내외) 가량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나머지 약 5조원의 자금은 이미 신청이 거의 완료되었으므로 5월에 집행될 것이고, 추가로 4조원 가량이 더 집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2차 소상공인지원 프로그램 10조원 대출이 계획되고 있어, 7월까지는 월간 6조원 이상의 자영업자대출 순증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원화 대출증가율이 당초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초과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실적발표 이후 기존 3~4%대였던 은행들의 원화 대출 전망치를 6~9% 수준으로 높여잡았다"며 "이는 정부의 적극적 대출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반영한 것으로, 대출 증가는 대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폭증한 대출은 매출과 현금흐름이 나빠진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은행 빚이라는 점, 다시 말해 구조적 불황이라는 위험요소는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대기업의 핵심 자금줄인 회사채·기업어음(CP) 등 직접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달 기업의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1000억원에 그쳤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부 상황은 팍팍해졌다. 영업자가 몰려 있는 숙박·음식점업종의 3월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2.1% 줄었다. 도·소매업종은 6.7%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경기에 특히 민감한 업종에서 대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방안이 처음 발표된 지난 2월7일 이후 이달 8일까지 3개월 동안 정책금융기관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에서 총 104만4000건, 87조원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건수 기준으로 음식점업(22만1000건)에 대한 지원이 가장 많았고 소매업(17만6000건)ㆍ도매업(11만8000건)순이었다.


벌이가 시원치 않은 자영업자들이 임차료와 공과금, 직원 급여 등 운영자금을 은행 대출로 조달하고 있다는 해석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은행들은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 도움이 아닌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실제 기업대출 연체율은 오르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 말(0.51%)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0.04%포인트 오른 0.58%를 기록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35%, 중소법인 연체율은 0.77%로 같은 기간 각각 0.02%포인트, 0.07%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지원대출의 경우 정부 등 기관의 보증비율이 높고, 원금이나 이자 상환 유예 등 추가적인 지원책에 부실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업과 자영업자들에 매출과 실적 등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빚으로만 연명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결국 돈을 빌려준 은행의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