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 15억달러 순유입…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크게 줄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자금이 5조원이나 빠져나갔다. 다만, 국내 채권은 꾸준히 매수되면서 전체 증권(주식+채권)투자자금은 2개월째 순유입을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은 43억2000만달러 순유출했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1224.42원)을 적용하면 약 5조3000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 3월 외국인 주식자금이 13조5000억원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었지만, 2018년 한 해 동안 외국인 주식자금이 56억6000만달러(6조2000억원) 순유출한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4월 17일, 27일, 29일 등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모두 순매도했다.
한은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 등에 3월보다 유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주식과 달리 국내 채권에는 외국인 자금이 지속 유입됐다. 4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58억2000만달러(7조1000억원) 새로 들어왔다. 이는 지난해 5월 60억4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또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채권투자금 순유입은 올해 1월 이후 4개월째 이어졌다.
외국인투자자금이 꾸준히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지난 4월 주식과 채권을 합한 외국인의 전체 증권투자자금은 15억달러 순유입됐다. 지난 3월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은 73억7000만달러 순유출돼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0월 75억5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11년5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한 바 있다.
3월 말 연 1.55%까지 치솟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1.47%까지 내렸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투자 유인이 늘어난 데다,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익도 발생해 채권자금은 계속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주가가 회복되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나라의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신흥국들 중에서도 평가가 좋아 해외 공공기관 자금을 중심으로 채권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자금의 경우 주요국 (경제)대응 정책,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완화 등으로 유출 규모가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3월보다 개선됐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5bp(1bp=0.01%포인트)였다. 이는 지난 3월 평균(43bp)보다 낮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이전인 2월(26bp)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내렸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3월 말 1217.4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번 달 11일 기준 1220.5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평균 5.6원으로 3월(13.8원)보다 크게 줄었다. 변동률도 1.12%에서 0.46%로 하락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