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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증권사 대출방안 '좀 더'…"특수은행 유동성 먼저"

  • 입력 2020.04.09 13:10 | 수정 2020.04.09 13:18
  •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회사채 시장 안정화 위한 비은행 대출…"실무자 협의 진행 중"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 산금채 등 3개 특수은행채 확대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추가 유동성 지원 정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은행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추가 유동성 지원 정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은행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추가 유동성 지원 정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와 동시에 발표할 것으로 기대됐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관련 방안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9일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실시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한은과 정부 실무자선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협의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증권사 담보대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증권사가 보유한 우량 회사채·CP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방안이다.

이 총재는 당시 간부회의에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CP(기업어음) 등 단기자금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따른 언급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8일 CP 91일물 금리는 전일대비 보합인 2.18%를 나타냈다. CP 금리는 지난달 16일 1.36%에서 빠르게 올라 지난 2일 2.23%를 찍었다. CP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2일 이후 CP 금리는 차츰 하락(가격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한은이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해주면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회사채와 CP 발행 잔액은 각각 207조8608억원, 65조4962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보유한 회사채는 70조~80조원에 이른다.

이들 회사채는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여서 한은으로서도 큰 위험 부담 없이 이를 담보로 대출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회사채 시장도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여부와 대출 대상 및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은이 이날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아직 정부와 의견 일치가 되지 않은 데다 위험도가 높은 CP를 담보로 삼으면 증권사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단순매입 대상을 특수은행채 등으로 확대했다. 필요시 산업은행 등이 회사채 등 신용채권 매입을 통한 시장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실탄을 채워주겠다는 의미다. 단순매입 대상 증권 확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날 국채 및 정부 보증채로 한정돼 있는 단순매매 대상 증권에 특수은행채 등도 포함하기로 했다. 한은이 금융시장에서 증권을 매입하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본원통화)이 시중에 공급되며, 반대로 보유 증권을 매각하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본원통화)이 환수된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수출입금융채권(수은채), 중소기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1년간 시행된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시장에서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 등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이다.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순매매 대상증권을 한시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한은은 이번 조치에 대해 "금융불안이 심화될 경우 특수은행채 단순매입을 통해 이들 기관의 회사채 등 신용채권 매입 재원 조달을 지원해 실물부문으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이 이들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회사채를 매입하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번에 특수은행 뿐만 아니라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도 단순매매 대상증권으로 포함시켰다.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MBS 보유 규모가 크게 늘어난 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단순매입 대상 확대 역시 지난달 26일 도입한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과 같은 시중 유동성 공급 장치 중 하나다.

국채 등 특정 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일정 기간 후 다시 파는 RP 매입과 달리 단순매입은 회수를 전제하지 않는다. 풀린 유동성이 시장에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RP 매입과 효과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또 RP(환매조건부채권) 대상증권, 한은 대출 적격담보 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 채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의 담보 여력을 확대하고, 금융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경를 확충하기 위해서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부터 공개시장운영, 한은 대출 적격담보증권을 증권을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주택금융공사 발행 MBS(주택저당증권)에 일반 은행채, 산음금융채, 한국전력공사 등 8개 발행채권 등으로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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