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2020-05-31 19:06:16
모바일
20.5℃
온흐림
미세먼지 보통

배터리업계, 中 전기차 보조금 연장에 "또 무슨 술수를"

  • 입력 2020.04.07 06:00 | 수정 2020.04.07 09:25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경기부양 위해 올해 종료 기한 2년 연장

배터리업계 "2년간 불이익 벌써부터 우려"

"자국기업 우선정책 정부가 막아 줘야"

LG화학 중국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LG화학 중국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일환으로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기한을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대감 보다는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핑계로 국내 배터리업계에 엄청난 불이익을 준 바 있어 이번에도 또다른 핑계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한가득이다.

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올해로 종료되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기한을 2년 더 연장하고, 구매 취득세도 면제하기로 했다.

현재 보조금 지원 기준은 전기차 주행거리 250~400㎞ 차량에 1.8만위안(약 311만원), 400㎞ 이상 차량에 2.5만위안(약 432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배터리업계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2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침체된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목적과 유럽 및 미국에 뺏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월 중국 순수전기차(EV) 판매량은 1만대로 전월 대비 72.5% 감소, 전년 동월 대비 74.5% 감소했다.

반면 2월 유럽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4.1만대로 전월 대비 3%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79.9% 증가했으며, 미국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2.5만대로 전월 대비 9.8%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7.9%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비중을 차지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진행되면서 점차 유럽과 미국에 시장 주도권을 뺏기기 시작했다.

유럽과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마비된 틈을 타 보조금 연장을 통해 다시 전기차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업계는 진단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연장 정책에 그리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사드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 연장 정책은 표면적으로는 배터리 판매도 늘어나 국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일부 차종이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자국기업 우선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앞으로 2년 동안 사드 때처럼 한국 배터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5년 말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판매에 나섰지만, 곧바로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2016년부터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리스트에 국내 배터리가 탑재된 차종이 단 한 차례도 채택되지 않았다. 보조금 지급 기한이 끝나가는 지난해 하반기에서야 겨우 몇 차종이 선정됐을 뿐이다.

하지만 사드는 핑계일 뿐,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술수를 쓴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과 비야디(BYD)는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세계 1,2위로 성장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산업을 위해 최대 경쟁자인 한국 배터리에 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CATL과 비야디는 중국 전기차 시장 침체로 3,8위로 떨어진 상태다.

배터리업체 한 관계자는 "보조금 지원 기한이 2년 연장됐다는 것은 2년간 한국 업체에 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어서 무슨 술수를 쓸지 벌써부터 우려가 된다"며 "중국 정부가 종잡을 수 없는 정책을 펴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