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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대웅 보톡스 균주전 중기부 행정조사

  • 입력 2020.03.31 11:11 | 수정 2020.03.31 11:12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신고 직후 중소→중견기업 변경 놓고 신경전

미국 진뱅크 균주 유전자 염기서열 문제 재점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 기원을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침해 행정조사 결정 이후,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25일 기술침해 행정조사를 거부한 대웅제약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중기부 기술침해 행정조사의 시발점은 메디톡스였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자사의 전 직원이 반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와 제조기술 자료를 대웅제약이 불법 취득해 사용 중이라며 중기부에 신고한 바 있다.

중기부는 양사 균주의 핵심 염기서열이 동일하고 대웅제약의 제품 개발 기간이 현저히 짧은 점 등을 고려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소송이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점을 이유로 행정조사를 거부했다. 양사가 수년에 걸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오는 6월 ITC 소송 예비 판결이 나오는 만큼 조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웅제약은 또 메디톡스가 중기부에 신고할 당시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다 신고 직후 분기보고서를 통해 중견기업으로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중소기업기술보호법은 하도급관계가 아니거나 소송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신고를 하지 못하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법안인데, 중견기업인 메디톡스가 이를 악용해 중기부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게 대웅제약 입장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중기부 신고 당시 중소기업이었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관련법에 따라 중견기업으로 변경해 공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행정조사 거부 이유를 밝히면서 대웅제약은 자사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의 염기서열과 일치하는 것과 관련해 다른 균주들도 동일한 유전자 염기서열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미국 진뱅크(Genbank)에 등록된 6개 균주의 독소 유전자 부분 염기서열을 들었다.

진뱅크 자료를 보면, 각각 다른 기관들이 소유한 5개 균주의 독소 유전자 부분 염기서열 은 대웅제약과 100% 일치한다.

대웅제약이 언급한 다른 기관 소유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홀A 하이퍼 균주, 미국 균주은행이 독일 멀츠에 분양한 제오민 균주(ATCC3502), 메디톡스 균주, ACTT19397 등이다. 이 중 ATCC19397은 자연 상태에서 발견돼 홀A 하이퍼, ATCC3052 균주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지만 상업화에는 부적합한 균주다. 다만, 두 균주와 염기서열이 가장 유사해 비교 대상으로 자주 쓰인다.

대웅제약은 "양사 균주의 주요 염기서열이 동일하므로 균주 도용이 의심된다는 메디톡스 주장에 논리적 비약과 오류가 가득하다"며 메디톡스뿐 아니라 다른 기관의 균주와도 염기서열이 동일한 만큼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다른 균주들이 모두 1920~30년대 미국 서부지역에서 발견된 특성을 보이는데, 90여 년이 지나 한국에서 발견된 대웅제약 균주가 동일한 염기서열을 갖고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진뱅크에 등록된 동일한 염기서열의 균주 6개 중 위스콘신대학교 균주 2개와 이 균주를 승계한 메디톡스 균주, 미 균주은행 소유 균주(ATCC3502)는 다른 보툴리눔 톡신 균주 중에서도 독을 많이 뿜어내 의약품 대량 생산이 쉬운 특성을 갖는다. 업계에선 이 같은 특성을 지리적, 시간적 편향성이라고 규정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약 90년이 지난 시점에 전혀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균주더라도 이 같은 특성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전 세계의 여러 균주 중 대웅제약 균주만 1920~30년대 미국 서부지역에서 발견된 균주와 동일한 특성을 보이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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