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유가 20달러 18년래 최저…원유 시장 붕괴됐나

  • 송고 2020.03.31 09:33
  • 수정 2020.03.31 10:02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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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수요 감소 전망 및 사우디-러시아 경쟁 지속

BOA "유가 단기간 내 배럴당 10달러대 진입" 전망

국제유가가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 전망 및 사우디-러시아 간 석유시장 점유율 경쟁 지속으로 하락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사실상 원유시장이 붕괴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42달러 하락한 2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19.27달러까지 하락하며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Brent) 유가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2.17달러 하락한 22.76달러에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Dubai) 유가는 전일대비 배럴당 1.8달러 낮아진 23.24달러를 형성했다.

WTI는 지난 2002년 2월 7일(19.64달러), 브렌트유는 2002년 11월 13일(22.7달러), 두바이유는 2003년 5월 7일(22.97) 이후 각각 최저치를 경신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자료=한국석유공사

석유 트레이딩 회사 트라피구라(Trafigura)는 "4월 중 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드 라힘 트라피구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내 10억 배럴의 재고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세계 여유 저장 공간은 9.5억 배럴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사우디는 5월부터 석유수출량을 하루 1060만 배럴 증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OPEC+와 감산 합의가 3월 31일 끝나면 4월부터 1000만 배럴로 수출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때문에 미국의 사우디-러시아 간 협상 노력에도 단기 석유공급 과잉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고위 에너지관료 간 대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이 공개되지 않아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BOA(Bank of America)는 세계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에 따라 2주만에 유가 전망을 다시 낮췄다.

BOA는 "올해 브렌트 유가 평균 37달러, WTI 32달러를 전망하나, 단기간에는 배럴당 10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중 하루 1200만 배럴의 석유수요 감소로, 이는 연간 기준 하루 450만 배럴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제 금값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7%(10.9달러) 하락한 1643.2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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