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 단순투자냐 경영참여냐
진실게임 넘어 감정싸움 비화…결국 한진칼 주총서 결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간 대결구도가 조 회장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개인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된 모양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건설 측은 이날 오후 권 회장이 지난 2019년 조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반도건설 측은 "권 회장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타개 이후 조 회장이 먼저 도움을 요청해 몇 차례 만났다"라며 "이 만남은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였으나, 조 회장은 전체적인 내용과 취지를 왜곡한 채 일부내용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언론에 전달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도건설 측은 해당자료를 통해 아직 공식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조 회장의 학력 위조 의혹도 거론하며 '범죄행위' 및 '비상식적 행위' 등의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한진그룹 측은 "권 회장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났다"라고 반박했다. 이 점부터 조 회장이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는 반도건설의 주장과 상반된다.
한진그룹 측은 "지난해 12월 6일 기준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은 6.28%인데 지분율이 2∼3%에 불과했다고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라며 "상당한 양의 지분을 보유한 권 회장의 제안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제안이 아닌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주장대로라면 지난 1월 초까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때마다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가 한진칼 지분율을 8.28%까지 끌어올린 같은 달 10일 '경영참여'로 바꾼 권 회장 측은 허위공시 혐의로 의결권이 제한돼야 한다.
이에 반도건설 측은 재차 자료를 내 "(조 회장 측은)양자의 만남이 작년 12월 10일에 처음 이뤄진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라며 "양자는 조 회장의 요청에 의해 같은해 7월께 2~3차례 만났고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율은 해당시기 전후에 0~3%였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오는 29일 한진칼 주주총회 전까지 권 회장의 허위공시 여부를 판명할 물리적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정황설명 뿐 뚜렷한 근거는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 측도 올해 초 관련논란이 불거질 때부터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주총 당일까지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향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3자 연합이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을 기준으로 31.98%다.
조 회장 측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와 한진그룹 '백기사' 델타항공의 지분 10.00%를 확보한 상태다.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보유한 지분 3.8%와 GS칼텍스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0.25%까지 합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총 36.50%가 되나, 이들의 향배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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