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해운사 19척 VLCC 용선계약
로이터 "러시아 원유 판매지역 겨냥"
원유 증산 및 수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한 사우디가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타깃은 러시아 원유 판매시장이다. 점유율 경쟁은 유가 하락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미국 셰일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는 4월부터 원유 공급량을 하루 1230만배럴로 증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실제 유조선 용선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급 증대 준비에 나섰다.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Bahri)는 지난 한 주 동안 19척의 초대형유조선(VLCC) 용선을 잠정 계약했다. 이중 13척은 아시아로, 6척은 미국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우디 주도로 추가 감산이 논의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결국 불발됐다. 그러자 곧바로 사우디는 증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우디는 7일 공식판매가격(OSP)을 지역 및 유종에 따라 배럴당 4달러에서 8달러 가량 인하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20% 가량이 폭락하며 기존 50달러대에서 3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사우디의 증산 및 가격 인하 정책은 러시아에 대한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러시아 우랄(Urals)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수출 증대 계획하고 있다.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는 인도, 미국 등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한 수출을 증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도 릴라이언스 인터스트리(Reliance Industries)와 BPCL은 각각 사우디 원유 200만 배럴을 추가로 구입했다.
또한 유럽 내 우랄원유의 다량 구매 정유사인 핀란드 네스트오일(Neste Oil)과 스웨덴 프림(Preem), 프랑스 토탈(Total), 영국 비피(BP), 이탈리아 에니(ENI), 아제르바이잔 소카(SOCAR) 등과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및 점유율 경쟁에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다름 아닌 미국 셰일업계다.
미국은 셰일혁명 덕분에 지난해 원유 수출량이 하루 300만배럴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가가 30달러로 내려가면 버틸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 셰일업계는 특성상 많은 서비스업종까지 포함하고 있어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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