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대폭 삭감 정유업계, 노사 협상 험난 예고

  • 송고 2020.02.10 15:15
  • 수정 2020.02.10 15:27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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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세전이익 성과급 기준 미달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 상황 비슷

노조 "결과 따라 투쟁으로 전환할 수도"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불과 2~3년전 1000%에 달했던 정유업계 성과급이 올해는 대폭 삭감되거나 아예 한푼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황 악화로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만하게 유지됐던 정유업계 노사간 관계가 올해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의 실적이 시황 악화로 급격히 감소하면소 성과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2693억원, 세전이익 3765억원, 당기순이익 658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 40%, 2016년과 2017년보다 6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 지급 기준상 올해는 지급이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은 세전이익 1조2000억원 미만 시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정하고 있다. 또한 세전이익 5000억원이 기준인 연간 280만원 상당의 행복카드도 올해는 지급이 어렵게 됐다.

타 정유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492억원, 세전이익 1395억원, 당기순이익 8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0%, 세전이익은 58%, 순이익은 67%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 7852억원, 세전이익 4512억원, 순이익 34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62%, 60% 감소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2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급은 말 그대로 높은 성과 창출에 따라 지급하는 급여이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정유업계로서는 올해 아예 지급이 어렵거나 대폭 삭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대 1000%의 높은 성과급을 받아왔던 노조로서는 올해 대폭 삭감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망과 함께 일부에선 강경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 노조 집행부는 노조원들에게 전하는 담화문을 통해 "(성과급 협상) 진행 과정과 결과에 따라 투쟁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정말 강함이 필요할 때는 뒤돌아 보지 않고 제대로 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사측이 기준에 따라 성과급은 지급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높은 성과급을 연속 지급했던 차원에서 위로금 등의 다른 형태로 급여를 지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상 성과급 지급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협상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노사간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적정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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