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성적표下]증권사 실적 들여다보니…승부처는 'IB'

  • 송고 2020.02.09 10:00
  • 수정 2020.02.09 10:33
  •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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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및 트레이딩 이익 기반한 자본 투자형으로 변모 성공

한국투자증권, 증권사 최초 연간 순이익 7000억원 넘어서

"중소형 증권사, 신(新) 아이템 발굴해 시장 규모 키워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증시 침체와 사모펀드 관련 투자 손실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픽사베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증시 침체와 사모펀드 관련 투자 손실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픽사베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증시 침체와 사모펀드 관련 투자 손실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기존 주식거래 위탁매매(브로커리지)의 수익구조를 투자은행(IB) 및 트레이딩 이익에 기반한 자본 투자형으로 개선해 수익 다각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증권업계 순이익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653억원으로 전년대비 34.3% 늘어났다. 매출액은 10조2200억원으로 27.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7099억원으로 42.2% 늘어났다. 특히 증권사 중 연간 순이익이 7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최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 수익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며 "순이익은 국내 증권사가 기록한 연간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IB 수익 증대와 해외 비즈니스 등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7272억원)과 순이익(6637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41.95%, 43.66%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년대비 25.4% 줄어든 343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IB 수수료 수익이 13.9% 증가한 3698억원을 기록해 브로커리지 부진을 만회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799억원으로 전년대비 27.7% 늘어났다. 같은 기간 메리츠종금증권의 당기순이익은 5546억원으로 전년대비 27.8% 늘어났다. 이로써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8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당기순이익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전년대비 6.5%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4764억으로 전년대비 31.8%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년 대비 901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IB 부문 수익이 571억원 늘어났다.

외에도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5175억원)과 당기순이익(3918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13%, 17.3% 증가했고, KB증권의 영업이익(3605억원)과 순이익(2901억원)도 전년대비 각각 44.11%, 52.93%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3495억원)과 순이익(2799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77.07%, 84.59%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들 또한 IB 부문 실적에 따라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44.5%, 42.1% 오른 984억원과 718억원을 기록했다. IB 부문의 경우 지난해 약 1000억원의 순영업 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직전 사업연도 순영업 수익 1015억원에 버금가는 실적이다.

KTB투자증권도 IB의 주요 부문인 부동산 금융분야에서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KTB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3억원과 50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4%, 45.7% 증가했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증권사 전환 이후 처음이자 역대 최대치다.

반면 주력사업이 브로커리지 부문에 집중된 증권사들의 경우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 위탁 매매 비중이 높다 보니 증시 부진으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 여파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비 38.9% 감소한 96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7.3% 감소한 1023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전반적인 시장 규모를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플랫폼을 만든 후 수익 다각화를 통해 대형 증권사와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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